내년 1월1일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소멸을 앞두고 시민단체가 ‘소멸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시민회의)는 13일 서울 종로구 시민회의 사무실에서 “소멸예정 마일리지 소유자 7인을 원고로 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항공 마일리지 소멸정지 가처분신청’을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두 항공사는 2008년 항공약관을 변경해 소비자가 적립한 항공 마일리지 소멸시효를 10년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2008년부터 적립된 마일리지는 내년 1월1일부로 순차적으로 없어진다.
시민회의 측은 마일리지 소멸이 소비자의 정당한 재산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회의는 “마일리지로 항공사 또는 제휴업체들이 제공하는 재화ㆍ용역과 교환할 수 있으므로 마일리지를 보유한 소비자 권리는 단순한 기대권을 넘어선 재산권”이라며 “항공사들이 소비자의 정당한 재산을 소멸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일리지 사용처가 지나치게 제한돼 있는 점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보유한 마일리지 사용처는 항공사들이 제휴 마일리지를 판매하는 판매처에 비해 지나치게 제한적”이라며 “항공 마일리지의 기본적인 사용처라고 할 수 있는 보너스 항공권 구입이나 좌석 승급마저 성수기는 물론, 평수기 주말에도 이용이 어려운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사들은 마일리지를 제휴업체에 판매해 즉각적인 수익을 얻으면서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소멸시키면, 항공사들은 부당이득을 취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민회의는 항공사에 ‘마일리지 이용 가능 항공권 전 좌석 확대’ 등 약관 개정을 제시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에 적극적인 감독 및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시민연대는 내년 1월 ‘마일리지 소멸 무효확인 청구의 소’를 추가로 법원에 제기할 예정이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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