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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군 GP 지하까지 완파… 공격시작점 2㎞ 뒤로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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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한군 GP 지하까지 완파… 공격시작점 2㎞ 뒤로 밀렸다

입력
2018.12.13 16:30
수정
2018.12.17 20:4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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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GP 10곳 공격출발계선 매몰… 기습남하 위협 줄어

정경두 국방, 성우회에 남북군사합의 이행 성과 설명

북한군 GP 지하시설 구조 그래픽=김문중 기자
북한군 GP 지하시설 구조 그래픽=김문중 기자

남북 간 9ㆍ19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된 북한 10개 감시초소(GP) 지하의 ‘공격출발계선’이 매몰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우리 군 당국은 전날 진행한 남북 간 GP 파괴에 대한 상호 검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북한군 GP 불능화 상태를 살펴 본 결과 북한군이 10개 GP에서 폭약을 터뜨리는 방식으로 GP를 파괴했다”며 “GP 지하 갱도 시설도 폭발로 인해 모두 매몰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하 갱도 매몰로 인해 북한군의 공격출발계선까지 불능화된 것은 군사적으로도 유의미하다”고 강조했다.

공격출발계선은 북한군 기습 남하 시 병력이 집결할 수 있도록 GP 지하 갱도에 설정한 선이다. 통상 지하 갱도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화구(火口)가 있는 지점을 북한군이 공격출발계선이라고 지칭하며, 우리 군은 이를 북한군의 공격대기지점이라고 부른다. 국방부 관계자는 “DMZ 내 일부 공격출발계선이 붕괴하며 북한 지상군이 공격을 시작하는 지점이 결국 (DMZ 바깥) 2km 후퇴한 효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10개 GP 파괴에 이어 향후 진행될 DMZ 내 나머지 GP 파괴도 이 같은 방식으로 진행될 경우 군사분계선(MDL) 전체에 걸친 북한군의 기습 남하 시작 지점이 후퇴하게 되는 셈이란 뜻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공격출발계선이 실제 매몰됐다면, 북한 지상군의 기습 남하 위협이 낮아지는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군은 DMZ 곳곳에 은폐된 매복지를 설정해놓고 있어 이에 대한 남북 간 협의도 언젠가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그간 북한 GP 파괴로 인한 이 같은 군사적 이득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 공격지점이 뒤로 밀렸다는 사실이 굳이 북측 귀에 들어가게 할 필요가 있겠냐”고 말했다. 9ㆍ19 군사합의로 인한 군사적 득실을 따질 북한 군부를 구태여 자극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12일 오전 상호검증에 나선 가운데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우리측 현장검증반이 북측검증반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단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12일 오전 상호검증에 나선 가운데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우리측 현장검증반이 북측검증반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단

북측은 이번 GP 파괴 검증 과정에서 남측 GP 잔해물이 철거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북측 GP 잔해물이 비교적 깨끗이 정리된 것과 달리 남측 GP 잔해물은 남아있는 데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현장의 우리 군은 내년도 예산에 잔해물 철거 비용이 잡혀 있다고 북측에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예비역 장성 단체 성우회의 연말 행사에 참석해 성우회원들을 대상으로 직접 GP 파괴 등 9ㆍ19 군사합의 이행 성과를 설명했다. 9ㆍ19 군사합의로 안보 위기를 자초했다는 주장이 예비역 단체를 중심으로 커지자 성우회가 국방부 장관이 직접 나와 설명할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자리에서 성우회원들은 9ㆍ19 군사합의 성과에 대한 국방부 설명을 이해하면서도 “북한을 너무 믿지 말라”, “북한과 협상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등의 주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달 재향군인회 행사에서도 9ㆍ19 군사합의 실무자인 조용근 국방부 대북정책과장을 보내 향군회원들에게 군사합의 성과를 설명하도록 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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