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회 한국일보문학상 시상식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

올해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자인 최은영(왼쪽에서 네 번째) 작가가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샤롯데스위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심사위원인 강동호 문학평론가, 박준 시인,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 권여선 작가(심사위원), 김연수 작가. 신상순 선임기자

“스스로를 믿고, 글쓰기에 임할 때마다 언제고 간절해지는 마음을 귀하게 돌보고 싶습니다.”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으로 올해 한국일보문학상을 받은 최은영 작가의 수상 소감이다. 최 작가는 1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샤롯데스위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 같이 말했다. 최 작가는 “운이 좋게도 사랑하는 일을 하게 되었고, 글이라는 것이 등을 보이며 저를 떠날까 봐 두려웠다”며 “글쓰기가 저를 온전히 느끼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움직이는 사람으로 살게 하는 거의 유일한 행위라는 걸 깨닫는다”고 했다. 또 “글을 쓰다 보면 매번 열어야 할 문이 나온다”면서 “문 밖에는 허공뿐일지도 모르지만, 다시 문을 열고 싶어 하는 제 모습을, 보이지 않는 길을 눈을 꼭 감고 다시 걷고 싶어하는 마음을 본다”고 했다.

소설집 편집자인 김내리씨, 남편인 신철규 시인, 할머니, 어머니, 이모를 비롯한 가족을 호명하며 최 작가는 한동안 울먹였다. 최 작가는 “글을 쓰는 매 순간, 원고를 들여다 보는 매 순간 대면해야 했던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했다는 사실이 제게 힘을 준다”며 “제게 주어졌던 좋은 운들에, 저를 향해 주셨던 믿음들에 좋은 글로 답하겠다”고 했다. 이어 최 작가는 다짐했다. “좋은 방향으로 달라지겠습니다. 성실히 쓰겠습니다.”

‘내게 무해한 사람’은 2013년 등단한 최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올해 한국일보문학상 심사위원인 권여선 작가는 “젊은 여성들의 삶에 드리운 섬세한 촉수, 살금살금 나아가다 더듬더듬 돌아오고 다시 나아가도 돌아오는 독특한 진행과 회귀의 서사”라고 평했다. 이어 “최면에 빠뜨리듯 우리를 휘감는 부드러운 감정과 위로들, 작품의 시야 속에 들어온 모든 인물들에게 골고루 빛과 온기를 전달해 온 최 작가에게 이제는 우리가 받은 것을 돌려줄 때가 아닌가 한다”며 “우리가 그 앞에 한 자루의 촛불을 켜 줄 때가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최 작가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했다.

김연수 작가는 최 작가의 단편 ‘언니, 나의 작은, 순애 언니’ 이야기로 축사를 시작했다. 김 작가는 “최 작가를 모를 때 읽었는데, 굉장히 독한 사람이구나, 질릴 정도로 쓰는 구나 했다”면서 “소설에 나오는 ‘지린다’는 말이 최 작가와 되게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한다”고 했다. 또 “최 작가가 얼마 전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말한 포기하지 않는 재능, 소설을 계속 쓰는 재능이 제일 훌륭한 재능”이라며 “이번 상을 더 소설가가 되는 길로 나아가라는 채찍질로 생각해 최 작가가 달게 받고 계속 썼으면 한다”고 덕담했다.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은 최 작가에게 상금 2,000만원과 상패를 전달했다. 시상식에는 소설가 은희경 김봉곤 박상영 최은미 김금희 정영수 박민정 김성중 최정화 우다영 김세희 정지향씨, 시인 박준 안미옥 안희연 이병국씨, 문학평론가 서영채 강동호 강지희 황현경씨, 문학동네 염현숙 대표, 김소영 편집국장, 문학과지성사 이근혜 편집주간 등이 참석했다. 한국일보사가 제정하고 GS가 후원하는 한국일보문학상은 1968년 제정돼 올해로 51회를 맞았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출판된 소설∙소설집 중에 수상작을 뽑았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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