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있는 채이배 의원이 의혹 확산” 주장
“언론ㆍ여론 공격에서 ‘재판 독립’ 지켜야”
‘황제 보석’ 논란으로 보석취소 위기에 몰린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측이 의혹을 제기한 국회의원, 언론사, 시민단체와 검찰을 싸잡아 비판하며 “보석은 특혜가 아닌 정당한 법 집행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오영준) 심리로 12일 열린 2차 파기환송심 첫 재판에서 이 전 회장 측은 검찰의 보석 취소 의견에 대해 준비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넘기며 반박했다. 특히 이 전 회장 측은 ‘이 전 회장이 떡볶이를 먹으러 다닐 정도로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는 보도와 관련해 “배후세력이 의심된다”며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언급했다. 이 전 회장 측은 “채 의원은 법정투쟁을 거치며 태광과 악연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11년 태광 수사를 ‘MB 청와대의 하명 사건’으로 규정하고 “언론과 여론에 재판 독립이 공격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 보이고, 중한 처벌이 예상돼 도주할 우려가 높다”고 맞섰다. 전국 교도소ㆍ구치소 내에 암 환자가 288명이나 수용돼 있다며 “구속상태에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명수사 주장에 대해서는 “내부 제보자에 의해 시작된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400억 원대 배임ㆍ횡령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나 간암 등을 이유로 63일 만에 구속집행이 정지됐다. 이후 보석 결정을 받아 현재까지 7년 넘게 풀려나 있는 상태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이 전 회장의 재상고심에서 그의 조세포탈 혐의를 다른 혐의들과 분리해 재판하라며 사건을 파기 환송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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