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많아 잔금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기타대출까지 포함한 가계대출은 은행 및 금융권 모두 전월보다 감소했다.
12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8조원 늘어났다. 전월(+10조4,000억원)이나 전년동월(+10조원)과 비교하면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6조7,000억원)은 전년동월(+6조6,000억원)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제2금융권(+1조3,000억원)은 2조1,000억원 감소했다. 올해 1~11월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68조5,000억원으로 최근 3년 가계부채 급등기(2015년 +97조9,000억원, 2016년 +114조1,000억원, 2017년 84조5,000억원, 각 연도 1~11월 누적액 기준)와 비교하면 증가 속도가 완만해졌다.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4조8,000억원 늘어나며 2016년 11월(+6조1,000억원)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아파트 입주가 대거 이뤄진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집주인은 잔금을 치르기 위해, 세입자는 새 집을 빌리기 위해 각각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실제 올해 4분기(10~12월) 전국 아파트 입주예정 물량(12만8,034세대)은 전년동기(11만6,000세대) 대비 10% 이상 늘었다. 김부곤 금융감독원 팀장은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전년동월(+3조원)에 비해 1조8,000억원가량 높은데, 잔금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증가의 기여도가 절반씩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주택도시기금으로 운용되던 버팀목 전세대출이 지난달부터 당분간 은행 재원으로 취급되고 있는 점 △10월 말 총체적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를 앞두고 대출을 앞당겨 받으려는 수요가 있었던 점도 은행 주택담보대출 급증의 요인으로 꼽았다. 반면 지난달 역대 최대(+4조2,000억원)였던 기타대출 증가폭은 지난달 1조9,000억원으로 줄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1조3,000억원 늘어나며 전월(+2조7,000억원)이나 전년동월 증가폭보다 줄었다. 업권별로 보면 상호금융(새마을금고 포함) 5,000억원, 보험 5,000억원, 저축은행 3,000억원이 각각 늘어났고,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 캐피털 등)에선 1,000억원 줄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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