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12일 현대ㆍ기아차 및 주요 계열사에 대한 부회장ㆍ사장단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보좌하던 그룹 핵심 임원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에 맞는 젊은 임원들로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전략기획담당 정진행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대건설 부회장에 선임됐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ㆍ기아차 양웅철 부회장과 권문식 부회장은 고문에 위촉되며 2선으로 물러났다. 이에 따라 정 수석부회장을 포함 총 7명이던 현대차그룹 내 부회장은 이번 인사로 6명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을 최 측근에서 보좌하던 김용환 부회장의 역할을 앞으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맡으면서 실질적인 그룹 장악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김용환 신임 현대제철 부회장이 맡고 있던 현대차 부회장의 자리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계열사 인사에선 현대케피코 박정국 사장이 현대모비스 사장, 현대제철 우유철 부회장이 현대로템 부회장, 현대글로비스 경영지원본부장 이건용 전무가 현대로템 부사장으로 발령났다. 현대ㆍ기아차 기획조정2실장 여수동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을 맡는다.
신임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에는 현대파워텍 문대흥 사장이 부임한다. 신임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는 현대ㆍ기아차 품질본부장 방창섭 부사장이 맡는다. 산학협력 및 연구개발(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이사에는 현대ㆍ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이기상 전무가 임명됐다. 현대캐피탈 코퍼레이트 센터부문장 황유노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ㆍ기아차 R&D 부문 인사폭도 컸다. 현대ㆍ기아차 차량성능담당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됐다. 현대오트론 조성환 부사장은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본부부본부장으로 부임한다. 외국인 임원을 연구개발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실력 위주의 글로벌 핵심 인재 중용을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롭게 임명된 주요 계열사 사장단들이 대부분 연령층이 50대인 인사로 포진됨에 따라 그룹사들의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 혁신이 기대된다. 신임 현대로템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건용 부사장을 비롯,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 사장, 신임 현대오트론 문대흥 사장, 현대케피코의 방창섭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등은 모두 50대다. 대대적 인적 쇄신 속에서도 그룹의 주요 부회장과 사장들을 계열사 임원으로 배치함으로써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함과 동시에 그들의 과거 경험과 역량을 그룹사에서 마음껏 발휘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최근 중국 및 해외사업 부문의 대규모 임원 인사에 이어 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인적 쇄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라며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의 세대 교체를 통해 그룹 경영체계가 새롭게 정립됐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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