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KTX 강릉선 탈선사고 관련 현안보고에서는 사고 책임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힌 오영식 사장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을 쟁점화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소관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책임을 집중적으로 따지고 들자, 김현미 장관은 고개를 숙였다.
이날 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주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을 겨냥했다. 잇따른 KTX 사고의 원인이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 때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에서다. 먼저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오영식 사장이 총선 때 불리할까 봐 도망가듯 나오는 게 이 정부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낙하산 사장이 국민의 안전에 직결되는 자리에 앉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이은권 의원도 “비전문가이고 (철도에 대해) 잘 모르는 오영식 사장이 취임하고 한 것은 노조 챙기기와 남북철도사업뿐”이라며 “그러다 보니 조직내 기강해이 문제가 발생하고, 이런 사고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의 비판에 김현미 장관은 “이번 사고원인 규명을 통해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걱정을 덜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 “최근 빈번한 (KTX) 사고와 관련해 감사원에 코레일의 차량 정비와 이후 대책 문제에 대해 감사를 청구했다”며 “그 결과와 용역을 두루 종합해 철도발전방향 계획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물러날 각오가 돼 있느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네”라고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회의에서는 여야가 의사일정 조율에 관한 이견으로 막말과 고성을 주고 받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야 간사간 회의 일정에 합의가 안 된 상황에서 한국당 소속 박순자 위원장이 개의를 선언하자 박홍근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이 독선적으로 회의를 운영한다. 완장을 찼냐”고 몰아 세운 것이다. 이에 박 위원장이 “뭐 하는 추태인가. 어디 싸구려 말을 하느냐”고 맞받아치면서 감정이 고조됐고, 그 과정에서 송석준 한국당 의원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깡패집단이냐”고 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낯뜨거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석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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