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강릉선 선로전환기 모두 한 업체가 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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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강릉선 선로전환기 모두 한 업체가 납품

입력
2018.12.1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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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선로전환기 강릉선 39곳에 깔려

전문가들 “1년간 사고 안난 건 천운”

코레일-철도시설공단 책임 전가 급급

설계오류 의심 선로전환기 전수조사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강릉선 KTX 서울행 열차 탈선 복구 현장을 찾아 선로전환기를 살피고 있다. 뉴스1

KTX 강릉선 탈선 사고의 원인이 선로전환기(열차의 궤도를 바꿔주는 설비) 설계 자체의 잘못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강릉선 전체 39곳에 설치된 선로전환기가 모두 한 업체에서 납품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38곳에 설치된 선로전환기에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2월 KTX 강릉선 개통 후 1년 동안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은 천운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1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KTX 강릉선 탈선 사고를 조사 중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애당초 선로전환기 설계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015년 선로전환기 164대 발주했다. 이 제품의 설계는 기본 도면이 있고 설치하는 장소마다 설계가 조금씩 변형되는 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선로전환기는 지난 2013년 설립된 도로ㆍ철도 교통 인프라 개발 기업인 에스트래픽이 납품한 MJ81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인 결과 NS-AM형 선로전환기가 공급되었으며 철도신호시스템 제조업체인 Y사가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이에 따라 이미 지난 10일 강릉선 전체 노선의 선로전환기 오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한국철도시설공단에 관련 회로를 점검하도록 긴급 안전권고를 내려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다. 정인수 코레일 부사장은 “(선로전환기) 다른 곳에서도 그럴 수 있다고 보고 긴급 점검을 지시했다”며 “13일까지 철길이 두개로 나뉘어지는 ‘분리개소’에 대해 우선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선로전환기와 전자연동장치의 연결 설계가 잘못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전자연동장치는 선로 신호, 선로 전환, 궤도 회로 등의 데이터를 모두 종합해서 열차에 안전한 진로 조건을 제공하는 핵심 신호 설비다. 선로전환기에는 오류 신호를 직접 보내는 장치가 없는 만큼 선로전환기와 전자연동장치 연결 케이블 설계 도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전자연동장치는 철도신호제어 시스템 개발업체인 D사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조사위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한 남강릉 분기점 선로전환기에는 21B에 꽂혀 있어야 할 케이블이 21A에, 21A용 케이블은 21B에 꽂혀 있었다. 이 케이블은 선로전환기가 고장이 나거나 이상이 발생했을 경우 인근 신호소로 오류 발생 사실을 전달하도록 돼 있다. 이 경우 신호소는 접근하는 열차에 정지 신호를 보내 열차가 자동으로 멈추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사고의 경우 선로가 바뀌는 과정에서 선로에 틈새가 발생했는데도 이를 신호소가 감지하지 못하면서 탈선 사고로 이어졌다.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은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상태다. 코레일은 사고 원인이 시공 불량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선로전환기를 연결할 때 처음부터 오류가 있었다는 논리다. 정인수 코레일 부사장은 “검사 주기는 항목마다 따로 정해져 있는데 전체 시스템을 점검하는 연동검사는 2년마다 실시하도록 돼 있다“며 “강릉선은 개통 후 2년이 안 돼 코레일 입장에선 오류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철도시설공단측은 작년 12월 개통 이후 운영을 코레일에 이관했고 1년 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사고가 난 만큼 공단 책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상균 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운영권이 코레일로 이관된 뒤 공단은 관여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 KTX 열차사고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충격을 받은 국민들에게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한 뒤 “사고원인 규명을 통해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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