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가입자는 월 3,000원대 무제한 스트리밍
가격 경쟁력ㆍAI 추천 기술로 멜론-지니에 도전
2013년 멜론을 매각하며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철수했던 SK텔레콤이 5년 만에 새 플랫폼 ‘플로’(FLO)를 출시하며 재도전을 선언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서비스와 멤버십 반값 할인 혜택을 내세운 SK텔레콤의 새 서비스가 멜론과 지니뮤직 양강 체제인 국내 음악 시장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은 ‘내가 원하는 음악이 물 흐르듯 끊임없이 흘러나온다’는 의미를 담은 플로를 11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플로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의 취향을 학습한 AI의 음악 추천 기능이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실시간 인기 차트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 인기곡을 찾는 건 쉬웠지만 다양한 종류의 곡을 접하기 힘들고 기획사의 ‘음원 띄우기’ 수단으로 변질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플로에는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의 딥러닝 기술, AI 센터의 음원 분석 기술 등이 탑재돼 이용자의 음악 리스트와 ‘좋아요’를 누른 이력 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음악을 끊임없이 추천한다.
딥러닝 기술로 사용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취향 분석이 정교해진다. 데이터가 부족한 서비스 이용 초기에는 고객이 직접 입력한 선호 아티스트나 장르 기반으로 음악이 추천된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장르별 △상황별 △분위기별 재생 목록도 제공된다. 이용자가 직접 추천 화면을 고를 수도 있는데, △음악 취향 △선호 아티스트 △선호 장르 △실시간 인기 차트 등에 기반한 다양한 추천 리스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플로에서는 이용자가 최대 3개까지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기능도 있다.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이 달라지기 때문에 캐릭터별로 감상 이력을 분리해 축적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출근할 때 △운동할 때 △아이에게 음악을 들려줄 때 등 3가지로 캐릭터를 설정하면 저녁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동요가 추천되고 출근길에 캐릭터를 ‘출근할 때’로 변경하면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을 제시해 준다. 하나의 아이디에 감상 이력이 뒤섞이는 것보다 섬세한 추천이 가능하다.
플로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의 월 요금은 6,900원이다. 여기에 SK텔레콤 가입자는 T멤버십으로 50% 할인받을 수 있다. 같은 상품이 멜론은 월 7,900원, 지니뮤직은 월 6,800원이다. SK텔레콤 LTE 가입자가 2,40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3,000원대 가격 경쟁력으로 빠르게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플로는 음악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더 다양한 음악을 즐기면 인기 차트 100위에서 소외됐던 아티스트들에게도 자연스럽게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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