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에 이례적으로 요청… “특정 후보 내정 가능성” 우려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 임용절차를 진행 중인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최종 후보 3인에 대한 역량 평가를 면제해달라고 인사혁신처에 이례적으로 요청해 특정 후보 내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급 고위 공무원인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임용 시 고위공무원단 역량 평가를 받는 것이 원칙이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인사 규정 상 문화예술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에 한해 협의에 의해 역량 평가를 면제 받을 수 있는 조항이 있어 이를 인사혁신처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2006년 7월 도입된 정부 고위 공무원단 역량 평가는 실제 업무와 유사한 상황을 가정해 면접 및 집단 토론을 하는 형태다. 고위 공무원단 인사 규정에 따르면 ‘고위 공무원으로서 역량을 이미 갖추고 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어 소속 장관이 인사혁신처장과 협의하는 경우’에 한해 역량 평가를 면제해준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긴 하다. 바르토메우 마리 현 관장도 2015년 12월 임용 당시 다른 후보자들과 함께 역량 평가를 면제 받았다.
현재 신임 관장 최종 후보는 김홍희(70) 백남준문화재단 이사장, 윤범모(67) 동국대 석좌교수, 이용우(66) 전 상하이히말라야미술관장 등 세 명이다. 이들에 대해서도 역량 평가를 면제해줘야 하는지 여부는 논란이 되고 있다. 마리 관장은 외국인이어서 다른 후보자와의 경쟁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는 점 등이 면제 사유로 꼽히지만 이번 최종 후보들은 국내에서 비슷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데다 역량 평가를 면제해줘야 할 특이 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역량 평가를 면제해줄 경우 정치권에서 낙점 받은 특정 인사가 내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역량 평가 면제가 결정되면 문체부 장관은 최종 후보 3인 중 1명을 차기 관장으로 임명한다. 현 마리 관장은 13일 3년 임기를 채우고 퇴임한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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