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호의 변신이 반갑다.
지난 10일 SBS 새 월화드라마 ‘복수가 돌아왔다’가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친구들과 각종민원을 해결하는 심부름 센터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강복수(유승호)와 손수정(조보아)의 현재 모습과 고등학교 시절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계기가 그려졌다.
이날 단연 눈길을 끌었던 것은 유승호의 연기 변신이었다. 2000년 MBC 드라마 ‘가시고기’로 데뷔한 이후 영화 ‘집으로’를 거쳐 ‘리멤버’ ‘군주’ ‘블라인드’ 등을 통해 성공적으로 성인 연기자 반열에 합류한 유승호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어둡거나 무거운 캐릭터를 도맡아 왔다.
그런 유승호가 ‘복수가 돌아왔다’를 통해 데뷔 이래 가장 밝은 캐릭터에 도전했다. 밝다 못해 코믹하기까지 하다. 극 중 유승호가 맡은 강복수는 유쾌 통쾌 꼴통 히어로로 누명을 쓴 채 고등학교를 다 마치지 못했지만 9년 만에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되는 인물이다.
가벼우면서도 정의로운 캐릭터 설정답게 첫 방송에서 유승호는 아낌없이 망가지는 모습으로 미소를 자아냈다. 고교 시절 이경현(김동영)과 담을 넘다 학생 주임 선생님에게 걸려 오리걸음을 하던 중 교복바지가 찢어져 캐릭터 속옷이 그대로 드러난다거나, 당당하게 간디를 링컨이라 외치는 등의 ‘꼴통’ 강복수의 코믹한 모습은 그간 유승호에게서 찾아볼 수 없던 신선한 변화였다.
앞서 유승호 역시 첫 방송 전 열린 제작발표회 당시 자신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에 “이렇게까지 밝은 캐릭터는 처음”이라며 “말 그대로 내려놓고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지고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내려놓는 법을 조금 더 배운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데뷔 19년을 앞두고 완벽한 ‘내려놓기’에 성공한 유승호. “이런 장르를 많이 해보지 않아서 너무 자신이 없었다”던 그의 말이 무색하게 첫 회에서 유승호는 자신의 변신 가능성을 입증하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 낯선 변신에 대한 부담감은 잠시 내려놓고, 첫 방송의 기세를 이어 간다면 유승호의 인생캐 경신은 머지 않은 듯 하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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