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검찰이 10일 닛산(日産)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전 회장과 그레그 켈리 전 대표이사를 금융상품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두 사람은 최근 3년 간에 대한 보수도 축소 기재했다는 혐의로 재차 체포됐다.
곤 전 회장 등은 2011년~2015년 5년간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48억6,800억엔(약 487억3,802만원) 정도 축소 기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도쿄(東京)지검 특수부는 곤 전 회장이 고액 보수에 대한 비판을 피하고 실제 보수와의 차액은 퇴임 이후 받으려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NHK는 이날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곤 전 회장의 실제 보수가 기재된 것으로 보이는 문서가 작성됐고, 곤 전 회장이 직접 내용을 수정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곤 전 회장 등은 “퇴임 후 보상 여부는 공식 확정되지 않았고, 유가증권 보고서에 기재 의무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또 곤 전 회장 퇴임 이후 보상과 관련한 문서에 사이카와 히로토(西川廣人) 사장의 서명이 있다는 점에서 회사 측이 오랫동안 보수에 대한 허위 기재를 허용한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 닛산자동차 법인을 함께 기소했다.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최근 3년간 유가증권 보고서에도 보수를 약 42억7,000만엔(약 428억2,126만원) 적게 기재한 혐의로 곤 전 회장과 그레그 전 대표이사를 다시 체포했다.
이날 체포로 두 사람에 대한 구금 기간이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2011~2015년 유가증권 보고서에 보수를 축소 기재하고 회사 공금을 유용한 혐의로 지난달 19일 검찰에 체포됐고 21일 법원의 구금 결정이 내려졌다. 일본 사법제도에 따르면 체포 후 최장 20일 간 구금이 가능한데, 이날 다른 혐의로 체포됨에 따라 구금기간이 크게 연장됐다. 이에 닛산의 경영권을 장악했던 르노자동차가 있는 프랑스 등에서 장기 구금에 대한 비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관계자를 인용, 곤 전 회장이 체포 전 사이카와 사장을 축출하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닛산 경영권을 둘러싼 곤 전 회장과 일본 경영진 사이의 갈등으로 일본인 경영진이 검찰에 내부 정보를 제공했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WSJ는 곤 전 회장이 미국시장 판매 부진과 검사 부정에 대한 대처와 관련해 사이카와 사장의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수 개월 전부터 닛산 경영진에 대한 쇄신 계획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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