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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어스 비서실장 임명 무산… 이방카 vs 멜라니아 백악관 암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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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어스 비서실장 임명 무산… 이방카 vs 멜라니아 백악관 암투 탓?

입력
2018.12.10 17:15
수정
2018.12.10 18:5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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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교체 결정 하루 만에 “가짜뉴스… 몇몇 면접 중” 트윗

반대파가 멜라니아 통해 압력설

연말에 백악관을 떠나는 존 켈리(오른쪽)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으로 유려했던 닉 에이어스(왼쪽) 부통령 비서실장의 인선이 석연찮은 이유로 불발돼 뒷말이 무성하다. 로이터 연합뉴스
연말에 백악관을 떠나는 존 켈리(오른쪽)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으로 유려했던 닉 에이어스(왼쪽) 부통령 비서실장의 인선이 석연찮은 이유로 불발돼 뒷말이 무성하다. 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연말 백악관을 떠나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후임 인사가 느닷없이 안개 속으로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켈리 실장 교체 사실을 공식화하면서 후임자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던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 인선이 하루 만에 없던 일이 됐기 때문이다. 에이어스 카드가 불발된 배경이 석연치 않아 뒷말도 적지 않다. 백악관 군기반장으로 통하던 켈리 실장의 교체로 백악관 내 암투가 가열되고,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비서실장 인선 과정에서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 “정말 대단한 인물 몇몇을 면접 보는 과정에 있다”며 “가짜뉴스가 닉 에이어스라고 확신을 가지고 보도해왔다. 나는 곧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전날 켈리 비서실장의 사임을 공식화하자 대다수 언론이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에이어스가 후임자로 유력하다고 보도한 것을 ‘가짜 뉴스’로 돌린 것이다. 앞서 에이어스도 트위터를 통해 "나는 올해 말 (백악관을) 떠날 것이다”고 거취를 밝히며 외곽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페인을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전날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 “하루 이틀 뒤에 (후임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에이어스 카드가 기정 사실로 받아졌던 터라 백악관 내부도 놀라움과 충격을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런 급반전 상황에서 백악관 관계자들이 전한 불발 배경은 엇갈린다. 표면적으로 거론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때까지 2년을 함께 할 비서실장을 희망했지만, 에이어스는 내년 3월 정도까지 임시로 맡는 것 이상은 하기 어렵다고 피력했다는 것이다. 올해 36살로 6살짜리 세 쌍둥이를 둔 에이어스는 예전부터 연말까지 백악관에서 근무한 뒤에는 가족과 함께 자신의 터전인 조지아로 돌아가기를 원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CNN은 그러나 “에이어스가 새 비서실장직을 위해 로비를 해왔기 때문에 그의 거부는 놀라움으로 다가왔다”면서 “여기엔 멜라니아 여사와 고위 참모들의 반대가 있었다”며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도 “에이어스가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백악관 참모들의 인사에 관한 상당한 권한을 요구했다”며 “이는 에이어스의 정적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가 비서실장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시간을 준 것이다”고 전했다.

에이어스가 임명될 경우 ‘백악관 엑소더스’가 발생할 것이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내부 반발이 거셌던 점에 비춰 에이어스가 더 많은 권한을 요구하는 동안 반대파들은 멜라니아 여사 등을 통해 에이어스 낙마에 총력전을 펼쳤다는 얘기다. 특히 에이어스는 켈리 실장 교체를 원한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 부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한 인사여서 백악관 내 암투가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잡은 ‘이방카 대 멜라니아’ 루트로 벌어지는 양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정치적 야심가로 조지아주 지사 등 선출직 출마를 원한 에이어스 스스로가 장기간의 비서실장을 원하지 않았다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특검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의회의 공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백악관에 매여 있는 게 일종의 ‘순장조’격이어서 정치적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모를 당했다고 해석했다.

비서실장 인선이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새 후보로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공화당 내 강경 그룹 '프리덤 코커스' 회장인 마크 메도스(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대행을 맡았던 매슈 휘터커 변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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