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운영자 선정 입찰 7번 유찰에 수의계약까지 무산, 아직까지 직영과 외부 위탁조차 결론 못내
서울대공원 야구장이 운영업체 선정이 이뤄지지 않아 2년간 방치되면서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공원 야구장에는 서울시 예산 28억원이 투입됐다.
10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사회인과 어린이 등 야구 활성화를 위해 2016년 12월 경기 과천시 막계동 서울대공원 내에 사회인야구장 1면과 어린이야구장 1면이 조성됐다. 이 곳은 서울지하철 4호선 서울대공원역에서 5분 거리로 접근성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서울대공원은 야구장 조성 후 지난해 3월 최고가 입찰을 통해 야구장 운영업체를 찾기로 하고, 입찰 참가자격을 서울·경기 역에 사무소를 둔 야구 관련 비영리 단체로 제한했다. 감정평가법인 의뢰 결과를 토대로 입찰 때 야구장 연간 사용료로 5억7,000만원을 제시했지만 입찰가가 너무 높아 유찰됐다. 이후에도 수요 예측 실패 등의 이유로 번번이 유찰됐고 일곱 번째 입찰 가격은 2억8,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운영업체를 구하지 못했다.
최고가 경쟁 입찰을 통한 운영자 선정에 실패하자 서울대공원은 지난해 7월 야구 관련 비영리 단체와 2억5,600만원대 수의계약을 추진했다. 당시 이 비영리 단체는 인건비 등을 감안했을 때 운영수지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양측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성사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나 협의 막판인 지난해 8월 서울시의회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무산됐다. 당시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조사에 나섰지만 입찰 과정에 법 위반 사항은 없었다.
이후 야구장 운영 주체와 관련해 서울대공원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서울대공원이 한 거라곤 조명타워 설치와 조경석이 있는 1루 쪽 안전펜스 확충 등 시설 보완이 전부다.
서울대공원은 지난해 10월 28, 29일 내부 야구 동호회와 사회인 야구 동호회 간 친선 6경기를 통해 시설 보완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올해 10월 서울시로부터 예산 10억원을 받았다. 이달 중순까지 해당 시설 보완을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서울대공원 야구장에서 경기가 치러진 건 이 친선 경기가 전부다. 야구 동호인들과 가족 등 시민들을 위해 지어진 야구장이 제 구실을 못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대공원은 올해 3월 야구장 운영에 관심이 많은 비영리단체에 “올해 가을까지 △공개경쟁 입찰을 통한 사업자 선정 △보조금을 지급해 운영을 맡기는 위탁관리 △직영 방안을 두고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건 없다. 이에 대해 서울대공원 측은 “시 본청 등 여러 기관의 의견을 수렴해 직영으로 할지, 외부에 위탁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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