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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한파는 이상기후… 취약계층 중심 대책 수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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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한파는 이상기후… 취약계층 중심 대책 수립해야

입력
2018.12.1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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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어진 한파로 인해 10일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장 인근 인공폭포와 수달 조형물이 얼음으로 뒤덮였다. 연합뉴스
최근 이어진 한파로 인해 10일 강원 화천군 산천어축제장 인근 인공폭포와 수달 조형물이 얼음으로 뒤덮였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한파가 북극진동과 엘니뇨 등 이상 기후 요인으로 발생하면서 지속,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한 한파 대책이 없어 이들의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KEI)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가 지난달 23일에 발표한 ‘이상기온에 의한 한파 영향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파는 시베리아에서 형성된 고기압이 주요 원인이지만 2015년은 음의 북극진동(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소용돌이가 약한 상태로 변형돼 북극의 냉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남하하는 현상)으로 인해, 2009년은 엘니뇨로 인해 한파가 발생하는 등 2009년~2016년 발생한 한파는 이상기후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겨울(2016년 12월1일~2017년 2월29일)은 평년(0.6도)보다 1도 더 높은 1.6도로 포근한 편이었지만 1월과 2월 한파특보가 다수 발효됐다. 2015년 겨울은 전국적으로 한파가 발생해 1월24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도로 2001년 이후 가장 낮았다. 이는 음의 북극진동과 우랄산맥 동쪽의 상층기압으로 인한 것이었다. 2014년은 오히려 이상기온 현상으로 한파가 발생하지 않았다. 2010~2012년 3개년의 겨울철 역시 음의 북극진동으로 인한 한파가 원인이었다. 올해 겨울도 대체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수 있지만 대륙고기압의 확장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예보하고 있다.

실제 국내 한랭질환자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한랭질환 신고자는 지난 2013년 259명에서 2017년 631명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주말 내내 초겨울 한파가 기승을 부린 9일 서울 종로구 중부수도사업소 효자가압장에서 직원이 동파된 수도 계량기를 살피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올겨울 들어 첫 동파 신고가 접수됐던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만 101건의 수도 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주말 내내 초겨울 한파가 기승을 부린 9일 서울 종로구 중부수도사업소 효자가압장에서 직원이 동파된 수도 계량기를 살피고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올겨울 들어 첫 동파 신고가 접수됐던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에서만 101건의 수도 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하지만 한파영향 취약가구에 대한 대책은 예방 교육과 홍보, 농어업 피해보상 보험운영 등 기술, 금전적 조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건강 부문의 경우 한랭 질환자 데이터 확보에만 그치고 있는 수준이다.

반면 해외의 경우 한파 대응반응을 취약계층에 대한 건강분야 중심으로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는 취약계층인 노숙인에 대한 한파 대책을 수립해 무료급식, 거주지역 확보, 무료 진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체감온도가 영하 5도~영하 10도로 하락할 경우 체육관과 특별보호소가 추가로 개설된다. 영국은 한파 경보를 4단계로 발령하고 보건부 주관으로 보고서(‘The Cold Weather Plan for England)를 발간해 취약계층에 대한 한파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캐나다도 개인의 한파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홍보활동을 중점적으로 하면서 워밍센터(warming center)를 운영해 취약계층의 한파 대피를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주정부 단위로 한파 대응 정책을 수립하는데 뉴욕은 한파 시 전력공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인디애나 주는 캐나다와 같이 워밍센터를 운영한다. 인도의 경우 적십자가 노숙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담요 제공 및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는 “우리나라는 한파 수준에 따른 취약계층의 대상 분류와 사회적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한파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파 피해인구에 대한 통계를 제대로 구축하고 민감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사람중심의 선제적 지원사업의 추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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