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암병원, 암 환자 모델로 사진 촬영해 ‘마음’ 치유
“결혼식 때도 입지 못했던 웨딩드레스를 암병원에서 입어 볼 줄 몰랐어요. 새색시처럼 가슴이 떨립니다.”
지난 2017년 2월 경희대병원에서 담낭암 수술을 받고 올 10월 문을 연 경희대암병원(후마니타스 암병원) 외래에서 주기적으로 관찰을 받고 있는 김재올(66)씨. 그는 지난 7일 웨딩홀이 아닌 암병원에서 웨딩촬영을 마쳤다.
2007년 유방암 진단을 받고 수술, 방사선ㆍ항암치료를 통해 완치했지만 올 5월 유방암이 재발해 다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김지연(55)씨도 이날 화보촬영을 했다. 김씨는 “10년간의 힘든 투병생활로 잊고 있었던 내 모습을 되찾아 기쁘다”며 “이번 화보촬영 덕분에 힘든 치료과정을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 두 여성 암 환자들은 경희대암병원이 선정한 ‘뷰티클리닉 1호 모델’로 선정돼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병원 측은 암을 극복하고 있는 환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진행했다.
항암치료를 받은 암 환자들은 모발손실, 체중감소 등 급격한 외모변화로 심적 고통을 받는다. 이에 경희대암병원은 병원 1층에 뷰티클리닉(이미지 증진센터)를 개설해 암환자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있다.
뷰티클리닉에는 암 환자를 위한 특수가발, 헤어컷, 스타일링, 메이크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희대암병원 관계자는 “고가인 암 환자용 가발을 비롯해 모든 서비스는 기부로 제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설 암병원장은 “앞으로 뷰티클리닉에서 촬영한 화보 사진을 전시하고 매년 정기적으로 사진전을 개최하는 등 암 환자의 마음까지 치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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