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사회ㆍ경제적 손실 年11조원… 노인 많은 비수도권 의료비↑
연령별 손실 비중 5060이 48%... 유발 질병 당뇨ㆍ고혈압 1ㆍ2위
비만으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비용이 연간 11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비만 질병 치료로 1인 당 가장 많은 의료비 손실을 본 지역은 전남으로, 가장 낮은 서울보다 1.3배 많았다. 비만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과거 비만 관련 질병(고혈압, 당뇨 등 45개)을 앓은 적이 없는 1,009만1,251명을 대상으로 2016년 건강보험 검진ㆍ진료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한해 비만으로 인해 야기된 사회ㆍ경제적 비용이 11조4,67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10일 밝혔다. 2016년 국내총생산(GDP)의 0.7%에 이르는 수치다.
조사는 2003, 2004년 일반건강검진 수검자 중 비만 관련 질병에 대한 과거력이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공단은 병ㆍ의원 및 약국에 지출되는 의료비를 비롯해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간병비, 교통비, 조기사망 및 생산성 손실ㆍ저하로 인한 간접비 등을 사회ㆍ경제적 비용으로 잡았다. 예를 들어 2003, 2004년 건강검진에서는 고혈압을 진단 받지 않은 이들 가운데 10여년이 지난 2016년 기준 고혈압 진단 경험이 생긴 이들의 총 비용을 추산하고, 여기에 비만과 고혈압 간 상관확률을 곱해 ‘비만 기여 비용’을 산출했다.
세부 항복 별로 가장 손실 규모가 큰 것은 의료비로 손실액은 5조8,858억원(51.3%)에 달했다. 비만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생산성 저하) 및 질병 치료로 인한 직장 결근(생산성 손실)으로 인한 비용도 각각 2조3,518억원(20.5%), 1조4,976억원(13.1%)이었다. 이어 조기사망액 1조1,489억원(10.0%), 간병비 4,898억원(4.3%), 교통비 940억원(0.8%) 순이었다.
연령대 별 손실 비중은 5060세대가 절반 가까이(48.0%)를 차지했다. 50대는 26.8%로 가장 규모가 컸고, 60대(21.2%), 40대(18.2%), 70대(15.9%), 30대(7.9%), 80대 이상(7.3%) 20대 이하(2.6%) 순이었다. 질병 별로는 당뇨병 비용이 22.6%(2조624억원)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고혈압 21.6%(1조9,698억원), 허혈성 심장질환 8.7%(7,925억원), 관절증 7.8%(7,092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성별로는 남자에 의해 발생하는 비용이 6조4,905억원(56.6%)으로 여자(4조9,774억원ㆍ43.4%)에 비해 크게 높았다.
전국 17개 시ㆍ도 간 1인당 비만 의료비 손실도 차이가 컸다. 전남이 33만7,844원으로 의료비 지출이 가장 컸고, 전북 32만4,930원, 부산 31만5,820원, 강원 30만6,650원 등 비수도권 지역은 30만원을 웃돌았다. 반면 서울은 전남보다 8만6,082원 적은 25만1,762원으로 가장 적었고, 수도권인 경기와 인천은 각각 25만3,493원, 27만1,578원, 세종은 26만4,241원 수준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이선미 건보공단 정책연구위원은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에서 비만 의료 손실이 많은 것은 노인 인구가 많은 것 외에 생활수준 등이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를 해봐야 할 부분“이라며 “비만률을 줄이기 위해선 이러한 세부적 정책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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