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중재로 스웨덴서 평화협상
예멘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6일(현지시간) 스웨덴에서 시작된 평화협상이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참혹한 내전을 종식시킬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멘 정부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후티 반군이 협상 테이블에 앉은 것은 2016년 8월 쿠웨이트에서 협상이 결렬된 이후 2년여 만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예멘 정부와 반군 대표들은 이날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60㎞ 떨어진 림보의 요하네스베르크성에서 유엔 중재로 대좌했다. 일단 첫 시작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양측은 이미 합의한 대로 5,000~8,000명의 포로를 교환하기로 했다. 포로 교환 합의를 중재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측은 “중립적인 중재자로서 포로 교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이번 합의는 양측 간 긍정적인 첫 합의”라고 의미부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의 쟁점은 양측이 확보하고 있는 주요 거점 시설의 점유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후티 반군 측은 정부군이 2016년부터 폐쇄하고 있는 사나국제공항에서의 민항기 이착륙 재개를 요구하고 있으며, 정부군은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호데이다항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홍해로 통하는 호데이다항은 예맨 구호물자의 80%가 드나드는 항구로 유엔 측은 호데이다항을 국제기구가 통제하는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협상 타결 여부는 불투명하다. 2016년 쿠웨이트에서 100일 동안 협상이 진행됐으나 성과 없이 끝났고, 지난 9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협상도 반군 측이 불참해 성사되지 못한 바 있다. 이번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유엔의 마틴 그리피스 예멘 특사는 NYT에 “양측 모두 군사적으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해야 협상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 의회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견제하려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오랜 내전에 따른 대규모 기아 등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높아지면서 이번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온다. 유엔은 현재 최소 6만5,000명의 예멘인이 기아로 재앙적 위기에 처해 있으며, 신속한 구호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숫자는 23만8,000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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