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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거목’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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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거목’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 별세

입력
2018.12.07 14:20
수정
2018.12.07 17:4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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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 인제대학교백병원 제공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 인제대학교백병원 제공

한국 의료계 거목인 인당(仁堂) 백낙환 전 인제학원 이사장이 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항년 92세.

1926년 평안북도 정주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백병원 창립자이자 당대 최고 명의였던 큰아버지 백인제 박사의 뜻에 따라 경성제국대학 예과(서울대 의대 전신)에 진학하면서 외과의사의 길에 발을 들여놓았다. 한국전쟁 중 백인제 박사가 납북되자 유산처럼 남겨진 백병원을 재건하기 위해 1961년 백병원 3대 원장으로 취임해 서울백병원을 정상화시켰다. 이후 부산백병원(1979년) 상계백병원(1989년) 일산백병원(1999년) 해운대백병원(2010년)을 차례로 개원했고, 이들 5개 병원은 3,500병상, 연간 진료인원 450여만명의 의료기관으로 성장했다. 고인은 백중앙의료원 의료원장, 인제대학교 총장,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장 등을 차례로 역임하면서 병원과 학교발전에 이바지했다. 대한병원협회 회장(22∼23대), 대한외과학회 회장(37대), 한국병원경영학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하며 의료계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인은 우리나라 최초로 소아 선천성 거대결장 환자에게 '스완슨 수술법', '골반내장전적출술'을 시행하는 등 외과의사로서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통일에 대한 염원도 각별했다. 고인은 평화통일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내면서 북한 결핵어린이 돕기, 북한수액공장건립 지원, 개성공단 내 응급의료시설 운영 등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서재필선생 기념사업회 회장, 도산 안창호선생 기념사업회 회장을 지내는 등 민족정신 계승을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1983년), 국민훈장 무궁화장(2002년)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숙란 여사와 아들 계형, 도형(숭실대 철학과 교수), 딸 수경, 진경(인제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 며느리 엄인경, 김혜경(인제대 인문문화융합학부 교수), 사위 전병철(인제대 나노공학부 교수)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은 10일 오전9시, 장지는 천안공원묘지.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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