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들은 요즘 손흥민(27ㆍ토트넘)을 ‘미스터 손(SON)샤인’으로 부른다. 종영된 인기 드라마 제목 ‘미스터 선샤인’에 빗댄 별명으로, 최근 활약이 그만큼 빛난다는 의미다. 돌풍을 일으킬 때 붙은 ‘손세이셔널’에서 한 단계 진화한 별명이다.
한껏 물오른 기량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은 6일(한국시간)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사우스햄튼과 홈경기에서 토트넘이 2-0으로 앞선 후반 10분 쐐기 골을 터뜨리면서다. 전반 3분만에 키에런 트리피어(28)의 패스를 이어받아 논스톱 슛으로 골 포스트를 때린 걸 시작으로 경기 내내 드리블, 패스, 슈팅까지 모든 면에서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손흥민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두고 영국 매체 가디언은 “마치 옛날 축구만화에서 튀어나온 듯 하다”며 극찬했고, 구단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선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 사진 여러 장을 게시하면서 ‘손흥민이 마침내 돌아왔다(Heung Min Son is back at it!)’며 기뻐했다.
손흥민의 이날 득점은 팀의 세 번째 골이자 자신이 유럽무대에 진출한 뒤 기록한 100번째 골이었다. 독일 분데스리카 함부르크에서 뛰던 2010년 10월 유럽무대 첫 골을 기록한 이후 8년여 만에 쓴 대기록이다. 함부르크에서 세 시즌 동안 20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2013년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뒤 첫 시즌 12골, 이듬해 17득점을 기록하면서 29골을 몰아넣었다.
토트넘으로 이적한 2015년엔 8골만 기록하며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활약을 보였으나, 이내 팀에 적응해 2016-2017시즌 21골을 몰아넣으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는 차범근(65)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1985-1986 시즌 기록한 한 시즌 최다 득점(19골)을 넘어선 활약이기도 했다.
올해 4골째를 기록한 손흥민은 이제 차범근 전 감독이 세운 또 하나의 위대한 기록에도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 골 기록이다. 차범근 전 감독은 지난 1978년 독일 다름슈타트를 시작으로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바이어 레버쿠젠을 거치며 총 372경기에 출전해 121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나이와 기량에 비춰봤을 때 차 21골 차로 따라붙은 한국인 최다득점 기록은 2,3년 뒤면 충분히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문제까지 해결된 상태라 차 전 감독 기록을 언제 넘어서느냐 보다, 몇 골까지 넣을 수 있느냐가 더 큰 관심사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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