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 분석 보도]
“근처 또 다른 미사일 기지 건설
6월 북미정상회담 뒤에도 진행
美 본토 타격할 수 있는 후보지”
미국내 ‘北비핵화 회의론’ 번져
우리軍 “한미가 지속 감시한 곳”
북한이 ‘영저동’(Yeongjeo-dong) 미사일 기지를 계속 가동하고 있으며 인근에 신규 시설을 건설하며 주변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이 언급한 영저동 기지는 1990년대말 한미 군당국에 식별된 양강도 김형직군 영저리 미사일 기지로 중거리 미사일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CNN은 자체 입수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영저동 미사일 기지와 그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인근 시설을 계속 가동 중이며 이들 기지와 시설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들버리국제연구소는 “위성 사진은 기존 기지에서 7마일(11㎞) 떨어진 곳에서 또 다른 미사일 기지로 보이는 시설을 건설 중인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들 두 개가 별개인지, 아니면 다른 하나에 부속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 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프로그램의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이전에 확인되지 않았던 시설에 대한 건설 작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의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뒤에도 계속됐다”고 말했다. CNN은 “이 기지의 독특한 위치를 감안할 때 핵무기 탑재와 함께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최신형 장거리 미사일을 수용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지”라면서 “북미 간 외교적 대화가 김 위원장의 핵탄두 대량 생산 및 배치 추구를 막는 데는 실효가 없다는 걸 재차 환기해 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로건 국방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을 매우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외교적 과정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해가고 있다. 정보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우리 군 당국은 CNN 보도에 대해 “이미 1990년대말 식별된 미사일 기지”라며 “한미가 지속적으로 감시 관찰해온 대상에 포함된 곳”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기지는 북미간에 구체적인 폐쇄 약속이 이뤄지지 않아 북미간 협상 대상에 속하지만, 미국 일각에서는 미사일 기지 위성 사진을 근거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론을 제기하는 보도가 지속돼왔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삭간몰 기지 보고서를 인용하며 북한이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보도해 과장 논란이 일었다. 상업용 위성사진만으로 북한의 미사일기지 활동을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보도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재차 추진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을 반영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에 대한 불만과 견제 성격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