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책] 엘리자베스 워런 ‘이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다’
‘이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지음ㆍ신예경 옮김
글항아리 발행ㆍ508쪽ㆍ1만9,000원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평범하게 살던 중산층 부부가 10년 후에는 매월 무료 급식소를 찾게 됐다. 특별한 사연은 없다. 수입이 정체된 반면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지출은 증가한 것이 이유다. 월마트에서 일하는 아내의 임금인상 수준은 시간당 ‘21센트’. 146억9,000만달러의 이익을 낸 월마트는 투자자들에게 104억달러를 배당했다. 기업이 노동자에게 임금을 적게 주면 그 부족금은 세금으로 충당된다. 우리도 낯설지 않은 낙수효과 이론의 허점인 셈이다. 미국 상원의원이자 2020년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워런은 저서 ‘이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다’에서 이처럼 사라진 중산층을 통해 미국 경제 시스템의 문제점을 짚는다. 이 이야기는 결국 ‘반트럼프 선언’이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못살게 된 첫 세대’라는 말이 미국과 동일하게 통용되는 한국에서도, 정부가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려 했던 자본주의 황금시대로 돌아가자는 워런의 주장은 곱씹어 볼 만하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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