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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잠룡들의 게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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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잠룡들의 게임’ 시작된다

입력
2018.12.06 14:45
수정
2018.12.06 19: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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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까진 출마 여부 결정해야 대규모 선거자금 모금 가능해져

바이든ㆍ샌더스 측 캠프 가동 준비... 팔순 바라보는 고령이 걸림돌

‘세대교체’ 선두 오루크 의원과 워렌ㆍ블룸버그ㆍ슐츠 등도 거론

민주당 대선후보 왼쪽부터 조 바이든, 버니 샌더스, 베토 오루크
민주당 대선후보 왼쪽부터 조 바이든, 버니 샌더스, 베토 오루크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하원 장악에 성공한 미국 민주당의 다음 목표는 두말없이 2020년 대선에서의 정권 탈환이다. 민주당 내 잠룡들도 출마 의사를 피력하며 벌써부터 꿈틀거리고 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1,000만달러(112억원)는 필요한 대규모 선거 자금을 모금하려면 내년 초까지는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시도에 맞서 민주당에서는 수개월 내 10여명 이상이 대선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블룸버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블룸버그

민주당 내 유력 후보자로 꼽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3일(현지시간) 자신의 저서 출간 행사에서 “내가 이 나라에서 대통령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날 미국이 직면한 문제, 중산층과 외교정책의 곤경은 내가 평생 전념해온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선거 운동에 준비가 됐는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여지를 두긴 했으나, 2016년 대선에서 장남의 뇌종양 사망으로 포기했던 대권 도전에 대한 강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연합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연합

또 다른 유력 후보,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도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아직 공식 선언은 나오지 않았으나, 지난 주말 샌더스 의원 측근들이 모여 출마 준비에 들어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샌더스 의원의 지난 대선 도전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제프 위버는 “이번에는 그(샌더스)가 선두 주자다”며 “첫 도전 때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선거 운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선 다크호스로 등장해 힐러리 클린턴을 추격하는 입장이었다면, 이번에는 선거자금이나 조직 규모에서 선두 주자로 경선을 치를 것이란 얘기다. 실제 지난달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1, 2위로 꼽힌 이가 바이든 전 부통령(26%)과 샌더스 의원(19%)이다.

두 인물은 접전 지역인 중부 백인 노동자층에 상당한 호소력을 갖고 있지만, 각각 76, 77세라는 고령의 나이가 걸림돌이다. 2020년에는 각각 78, 79세로 역대 최고령으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보다도 나이가 많다. 민주당 내에서 세대 교체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베토 오루크 하원의원. AP 연합
베토 오루크 하원의원. AP 연합

세대 교체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이가 민주당의 신성 베토 오루크(46) 하원의원이다. 11ㆍ6 중간선거 당시 텍사스주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 거물 테드 크루즈 의원에 분패하긴 했으나, 공화당 텃밭에서 막판까지 격전을 치러 미 전역의 주목을 받았다. 워싱턴 정가에선 오루크가 열정과 참신함, 달변, 외모 등 여러 면모에서 40대에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뽑힌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얘기가 많다. 그가 대선 출마만 결정한다면 ‘오바마 열풍’이 재연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무성하다. 이 같은 열기에 대선 출마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오루크는 최근 지지자 모임에서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오루크 의원은 하원 3선 경력밖에 없는 것이 약점으로 꼽혀 상원 선거에 재도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실패한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여성 상원 의원들도 민주당의 유력 후보군으로 꼽힌다.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커스틴 길리브랜드 뉴욕주 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동서부 해안에서 정치적으로 성장, 접전 지역인 중부 백인 노동자층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린다는 게 약점이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재도전 여부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회장 등 재계 출신 인사들도 경제 문제를 고리로 유력 주자로 나설 수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5일 “미국 대통령이 되면 유용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대선 도전을 시사했다.

이 같은 잠룡들의 움직임 속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행보도 관심이다. 민주당 내에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그가 특정 후보를 지지할 경우 대선 경선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워런 의원, 샌더스 의원 등 민주당의 잠룡들을 만난 데 이어 오루크 하원의원과도 지난달 16일 회동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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