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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혼외자란 말에… 노무현 지키려다 바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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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장현 “혼외자란 말에… 노무현 지키려다 바보가 됐다”

입력
2018.12.05 18:08
수정
2018.12.05 21:3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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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과 무관, 검찰 조만간 출석”

윤장현 전 광주시장
윤장현 전 광주시장

“나라가 뒤집힐 수도 있겠구나. 노무현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윤장현(69) 전 광주시장이 5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김모(49)씨에게 4억5,000만원을 송금하고 자녀 채용 청탁을 들어준 이유를 연합뉴스, 뉴스1 등 일부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윤 전 시장은“혼외자 말이 나오는 순간, 인간 노무현을 지킨다는 생각에 판단을 제대로 못해 바보가 됐다”며“문제가 있는 부분은 소명하고 공인으로서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고 가짜 권양숙’사건과 연루된 심정을 털어놨다.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 권 여사를 사칭한 사기꾼 김씨로부터“권양숙입니다 딸(노정연) 사업문제로 5억원이 급히 필요하다 빌려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확인전화를 한 결과 권 여사 행세를 한 김씨는“지인을 보낼 테니 만나보라”고 했고, 실제로 시장실을 찾은 김씨는“노 전 대통령 혼외자식들이 순천에서 광주로 와 어렵게 생활하고 있고, 권 여사 딸도 사업상 어려움을 겪어 중국에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윤 전 시장을 속였다는 것이다.

당시 김씨 이야기를 전해들은 윤 전 시장은 “순간 부들부들 떨리고, 온 몸이 얼어붙었다. 외부에 알려져서도 안 된다는 생각에 이성이 마비됐다.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입을 닫았다”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무 의심도 없이 4억 5,000만원을 송금했고 김씨 자녀의 채용에도 도움을 줬다는 게 윤 전 시장 얘기다. 그는 “인간 노무현의 아픔을 안아주려는 생각에 확인과 판단을 제대로 못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월까지 김씨와 3, 4차례 통화하고 40여 차례 휴대전화 문자를 주고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공천을 받기 위해서 돈을 송금했다’는 의혹제기에 대해선 “말도 안 된다”고 항변했다.

현재 의료봉사 활동 차 네팔에 머물고 있는 윤 전 시장은 13일 이전에 귀국, 검찰에 출석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전 시장은 “자랑스러운 광주 역사에서 광주시장 출신이 (검찰)포토라인에 선다는 자체가 시민들에게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용서를 구했다. 윤 전 시장은 이날 내내 ‘부끄럽다’‘참담하다’ ‘안타깝다’ 등의 말로 괴로운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김씨는 권여사 등 1인 2역을 했으며, 광주 모 중학교 기간제 교사로 입사했다가 지난 4일 그만 둔 딸(30) 결혼식에도 윤 전 시장에게 결혼 주례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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