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녹지국제병원, 외국인만 진료”
원희룡 제주지사는 5일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을 조건부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여부를 놓고 제주도가 도민을 상대로 실시한 공론조사 결과를 뒤집는 결정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녹지국제병원과 관련해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진료대상으로 제한하는 ‘조건부 개설허가’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론조사위원회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뜻을 밝히면서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고려해 도민들의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도는 향후 녹지국제병원 운영 상황을 철저히 관리ㆍ감독해 조건부 개설허가 취지 및 목적 위반 시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내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녹지국제병원 진료과목을 성형외과ㆍ피부과ㆍ내과ㆍ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한정했고,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건강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중국 녹지그룹이 전액 투자한 녹지국제병원은 지난 해 7월 서귀포시 동흥동 헬스케어타운 내 부지 2만8,002㎡에 778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8,253㎡(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완공했다. 48병상에 의료진 58명, 행정인력 76명 등 직원도 134명을 채용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4일 녹지국제병원 공론조사위가 도에 전달한 ‘개설 불허’ 권고안에 대해 원 지사가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지만, 돌연 조건부 허가로 입장을 뒤집으면서 반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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