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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20년까지 ‘좀비기업’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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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20년까지 ‘좀비기업’ 퇴출”

입력
2018.12.05 17:23
수정
2018.12.05 23:1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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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무역전쟁 속 구조조정 시동

중국 랴오닝성의 한 철강공장. EPA 연합뉴스
중국 랴오닝성의 한 철강공장. EPA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좀비기업’ 퇴출 시한을 2020년으로 못박았다. 2015년 좀비기업 문제점을 공식 인정한 뒤 3년만이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 체질 개선이 시급해지고 금융시장의 점진적 개방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잠재적 리스크를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5일 차이신(材新)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포함한 11개 중앙부처는 전날 △3개월 내 좀비기업 명단 작성 △변칙적인 보조금ㆍ재정 지원 금지 △2020년까지 좀비기업 완전 퇴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좀비기업 채무 문제 해결 지침’을 관계기관에 하달했다. 좀비기업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데도 채권단과 정부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파산을 모면하는 기업을 말하며, 전반적으로 경영 효율성이 낮은 국유기업에 상당수 존재한다.

중국 정부는 이번 지침에서 좀비기업 문제 해결 시한을 2020년으로 못박은 뒤 각 지방정부에 관내 기업들로부터 부채 현황과 감축 목표ㆍ시한을 제출받아 이를 평가한 뒤 좀비기업 명단을 완성해 금융기관과 채권자들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명단 제출 시한을 3개월로 적시했다. 또 해당 좀비기업에 변칙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재정을 지원하지 말라고 통보하면서 특히 산하 국유기업 지원 과정에서 규정을 엄수하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지침은 시장 원리에 따라 파산이 불가피한 한계기업에 대해선 파산 절차를 적극 밟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직후인 지난 8월 발개위 등 5개 경제부처가 기업 부채비율 인하 방침을 발표하면서 부실기업 퇴출과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것의 연장선상이다. 실제 이번 지침에는 각지에 파산법원을 확대 설치해 파산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는 좀비기업을 계속 용인할 경우 금융 리스크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의 반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12월 ‘중국 금융안정 평가 보고서’에서 “중국 은행들이 좀비기업을 망하지 않게 하라는 당국 압박에 밀려 부실 대출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급증하는 고위험 대출을 중국 금융의 첫 번째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사실 중국 정부가 좀비기업 문제를 처음 공식화한 건 2015년이지만 해당 기업과 채권단, 노동자, 정부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제 해결은 지지부진했다. 더욱이 좀비기업 상당수가 국유기업인데다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규모가 커질 경우 체제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국 정부가 좀비기업의 연명을 방치해왔다는 비판이 많았다.

런민(人民)대 국가발전전략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철강산업과 부동산 분야는 좀비기업 비중이 각각 51.4%, 44.5%에 달한다. 건축분야에서도 31.8%가 좀비기업이다. 2016년 초를 기준으로 중앙정부 소속 국유기업 중 좀비기업 판정을 받은 곳은 2,041개나 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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