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단속에 앙심을 품고 경찰관을 거짓으로 뺑소니 신고한 뒤 보험합의금까지 타낸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버스 운전기사 현모(34)씨와 이모(34)씨를 무고 및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 후 지난달 26일 기소의견으로 검찰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현씨와 이씨는 6월 9일 0시36분쯤 서울 관악구 봉천로 주택가에서 100㏄급 오토바이를 함께 타고 가던 중 경찰관의 불심검문을 받았다. 순찰을 돌던 경찰관은 안전모를 쓰지 않고 가던 이들을 불러 세운 뒤 도로교통법 위반(보호장구 미착용) 혐의로 범칙금 통고처분을 내렸다.
현씨는 1시간 뒤인 오전 1시30분쯤 관악경찰서로 가 “경찰관이 급정지하도록 해 부상을 입었지만 경찰이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하고 갔다”며 해당 경찰관을 강력히 처벌해달라는 취지의 ‘교통사고 발생 상황 진술서’를 작성했다. 이들은 사고 발생 보름 후인 6월 23일 병원에 찾아가 전치 3주 가짜 진단서까지 발급받았고, 현씨는 보험사로부터 합의금 100만원도 타냈다. 이들은 진단서가 발급되지 않을 것을 우려, 의사에게 사고 날짜를 20일이라고 속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확인한 폐쇄회로(CC)TV 화면은 이들의 주장과 달랐다. 순찰차와 오토바이가 충돌하는 장면도, 현씨 등이 통증을 호소하는 장면도 없었다. 오히려 현씨 등은 순찰차가 떠난 이후 현장에 CCTV가 있는지 확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조사 내내 혐의를 인정하지 않던 현씨 등은 CCTV와 진단서 증거를 내밀자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씨 등이 혐의를 시인하지 않아 송치가 늦어졌다”며 “악의적인 무고와 보험범죄는 단호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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