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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내년 5월 새 일왕 즉위 맞춰 트럼프 美 대통령 국빈 방문 추진

입력
2018.12.05 15:32
수정
2018.12.05 19:1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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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6월 오사카 G20 참가 예정... 두 달 새 두 번 訪日 드문 사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내년 5월1일 새 일왕의 즉위를 공고한 미일동맹 과시의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즉위 직후 인 그 해 6월28일 오사카(大阪)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데도 일본 정부가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일왕으로 즉위하는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두고 일왕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5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 차례 내년 5월 중 일본 방문을 타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도 이 같은 제안을 듣고 “대단한 영광”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양국은 구체적인 일정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성사될 경우 두 달 새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두 번 방문하는 상당히 드문 사례가 된다. 국빈 방문 시엔 일왕과 황궁에서 만찬을 갖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새 일왕을 만나는 첫 외국 정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베 총리가 새 일왕 즉위 반년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추진하는 배경을 두고 현 정권의 구심력 중 하나인 미일동맹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 일왕을 만나는 첫 해외 정상이란 상징성을 부여하고 내년 초부터 시작되는 물품무역협정(TAG) 관련 협상에서 양국 간 통상 마찰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통해 확인된 미일동맹을 바탕으로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내년 여름에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감안해 외교적 성과를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각국 정상들이 일본을 찾는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둘러싼 정치적 의도가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엔 일왕이 정치에 이용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내년 G20 정상회의 전후로 시 주석의 국빈 방문도 추진하고 있다. 중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지난 10월 아베 총리의 중국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다. 일본에선 국빈 방문을 연 2~3회로 한정해온 만큼 정부 내에선 자칫 미국과 중국이 새 일왕과의 회견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의견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반면 아사히(朝日)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새 일왕과 만나는 첫 해외 정상이라면 시 주석도 이해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 같은 판단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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