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톡톡]은 미스코리아(MISS KOREA)들과 함께 영화 시사회·콘서트·인터뷰·뷰티·패션 등의 현장을 취재해 솔직담백한 대화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 스타 라이브톡 상영회
-언제? 11월 26일 오후 7시 30분
-어디서? 서울 영등포구 CGV
-참석자: 2017 미스코리아 '선' 정다혜, 2015 미스코리아 '미' 한호정
한국일보(이하 'HI'):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IMF 위기 속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인데요. 지난 28일에 개봉했는데 무려! 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계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어요. 두 분은 영화 어떻게 보셨어요?
정다혜(이하 '정'): 세상에 여러 분야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하기 어렵고 힘든 분야가 경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제목만 보고 과연 이 영화가 어떤 부분을 파고들지 궁금했고 한 편으로는 내가 과연 잘 이해할 수 있을까 영화의 흐름을 놓치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거든요. 하지만 이 영화는 그 걱정을 싹 날려줬어요.
특히 저는 유아인 씨가 인상적이었는데요. 위(국가), 아래(중소기업)에서 오가는 상황들을 정학(유아인)이 열변을 토하면서 설명해주는데, ‘국가, 중소기업, 정학’이라는 세가지 장면들이 병렬구조로 동시에 나오면서 어떻게 연결고리가 되어있는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는 촉매제 같은 역할을 했어요.
한호정(이하 '한'): 아무래도 이 영화가 실제 스토리를 다뤘고, 많이 들어왔던 우리나라 역사의 일부분이기에 너무 재미있게 집중해서 본 것 같아요. 배우들의 멋진 연기력과 탄탄한 스토리에 몰입도 잘 됐고요. 한국경제에 대해서도 조금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 유익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HI: 사실 이 영화를 보면 분노하게 되는 지점들이 많이 있어요. 특히 정치인들과 관련해서, 조우진 씨가 연기한 차관 역할이 참 씁쓸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정: 조우진씨가 이번에는 평소에 맡았던 순진하고 착한 역할들이 아닌 악한 편에 서는 역할로 나왔는데, 평소에 스크린에 비춰지던 캐릭터와 36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많이 놀랐어요. 게다가 희한하게도 잘 맞아 떨어져 위화감이 없었어요. 다양한 색을 가진 배우라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HI: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 있었죠?
정: 맞아요. 저는 요즘도 이슈가 되는 가짜뉴스(경제난의 원인이 정부의 방관이 아니라 서민들이 과소비를 해서 그런거다)가 그때 당시에도 하나의 잘못된 정치 수단으로 이뤄졌다는 게 놀라웠어요. 요즘 시사점도 한번 되짚어주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어요. IMF를 직접 겪은 분들이 보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영화가 될 것 같아요.
한: 저도 IMF라는 단어를 어릴 적부터 많이 들어왔지만, 그저 어렴풋이 알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많이 알게 됐어요. 미국과의 IMF 협상 내용도 놀라웠고, 분노가 치밀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의 사장님들과 직원들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도 마음이 아팠고, 그 시간을 잘 견뎌준 지금의 어른들께 감사의 마음을 보내고 싶어요.
HI: '국가부도의 날'은 단순히 재미있는 영화라기보다 확실한 메시지가 있고, 많은 걸 느끼게 해주는 영화 같은데요. 다혜 씨는 IMF의 아픔을 고스란히 떠안은 분들을 만난 적이 있다고요?
정: 제가 출퇴근 하는 회사가 서울역이다 보니 수많은 노숙자들을 봤어요. 그래서 노숙인에 관한 르포기사(한국일보 인턴기자로 활동 중)를 쓴 적도 있는데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서울역에 상주하시는 노숙인 관리자와 몇몇 노숙인들과 이야기 나눈 적이 있었어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게 어느 노숙인과 막걸리와 과자를 먹으며 나눈 이야기였는데, 그 분 역시 IMF때 우리 회사에 계시다가 쫓겨난 실직자 중 한 분 이셨어요. 가족들이 먼저 만나자고 해도 부끄러워 숨어다니신다고 하더라고요. 서울역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IMF때 실직자가 된 사람들이라고 해요. '국가부도의 날'에 나오는 갑수(허준호)도 같은 고통을 느꼈을 거 같아요. 제가 봤던 노숙인들 모습이 중첩되어서 마음이 아팠어요.
HI: 허준호 씨가 맡은 갑수 역이 어찌 보면 당시 국민들을 대변하는 역할이잖아요. 그래서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했을 거 같아요. 다혜 씨 얘길 듣다 보니까 '국가부도의 날'이 엄청 더 흥행하게 되면 노숙인분들을 초청해서 시사회 같은 걸 열어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한: 너무 좋은 생각 같아요! 저도 허준호 배우의 연기가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대사는 많지 않았지만 표정 하나하나 눈빛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아요. 멋진 연기와 표현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요.
HI: 또 '국가부도의 날'을 보고 감동 받았던 게 김혜수 씨가 연기한 한시현 팀장이 너무 멋졌거든요.
정: 맞아요! 김혜수 씨가 맡았던 한시현이라는 역할은 핵 사이다 같은 캐릭터였어요. 유독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여성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고 묵묵히 해내는 캐릭터가 안쓰러우면서도 존경스러웠고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인재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저도 김혜수 씨 캐릭터가 가장 좋았는데요. 국민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직책의 책임감을 갖고 끝까지 한국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이었어요.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많이 당했지만 씩씩하게 포기하지 않는 모습도 멋졌습니다. 멋진 카리스마가 기억에 남아요.
HI: 호정씨는 김혜수 씨의 영어 대사도 놀랍다고 했잖아요?
한: 네! 제가 외국에 오래 살았는데, 그러다 보니 영어가 좀 잘 들릴 수밖에 없잖아요? 김혜수 씨가 정말 준비를 많이 하신 거 같았어요. 발음도 무척 좋으시고, 굉장히 어려운 단어들인데 잘 소화를 하시더라고요. 너무 대단한 배우란 생각이 들었어요.
HI: 그리고 이번 영화를 보면 류덕환 씨가 나오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보여준 이미지와는 굉장히 다른 모습이었어요. 아주 유쾌하고 가벼운 캐릭터로, 90년대 오렌지족 같은 패션을 선보이면서 즐거움을 줬는데요. 전체적으로 묵직한 분위기에서 류덕환 배우가 중간중간 재미를 준 거 같아요.
멋진 연기 보여주신 김혜수 씨와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드리면서, 저희는 다음 번 ‘미코 톡톡’으로 또 찾아오겠습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영상=권영민 기자 raonbitgr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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