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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 전담, 디그 전담 따로… ‘더블 리베로’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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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브 전담, 디그 전담 따로… ‘더블 리베로’가 뜬다

입력
2018.12.04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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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의 리베로 곽동혁(왼쪽)과 정민수. KOVO 제공.
KB손해보험의 리베로 곽동혁(왼쪽)과 정민수. KOVO 제공.

지난 3일 경기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2018~19 V리그 남자부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은 서브권이 오갈 때마다 2명의 리베로 정민수(27)와 곽동혁(35)을 수시로 번갈아 투입했다. 상대 서브를 받아 공격으로 연결해야 할 때는 정민수가 리시브 전담으로 나섰고, KB가 서브를 넣어 상대 스파이크를 수비해야 할 때는 곽동혁이 디그 전담 선수로 코트를 밟았다. 배구 수비 전략 중 하나인 일명 ‘더블 리베로’다. KB손해보험이 더블 리베로를 쓴 것은 올 시즌 처음이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즌 초부터 구상했던 것”이라며 “오늘은 완벽하게 들어맞진 않았지만, 좀 더 보완해 남은 경기에서도 상황에 따라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캐피탈 리베로 함형진(왼쪽)과 여오현. KOVO제공.
현대캐피탈 리베로 함형진(왼쪽)과 여오현. KOVO제공.

더블 리베로란 각 팀에 수비 전문선수 리베로를 2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활용, 리베로의 역할을 리시브와 디그로 분업화한 전략이다. V리그 남자부의 경우 현대캐피탈이 가장 먼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 개막전에도 리시브 담당 여오현(40)과 디그 담당 함형진(23)을 번갈아 투입했다. OK저축은행도 올 시즌 리시브 전문 조국기(29)와 디그 전문 부용찬(29)으로 분리 운용 중이다. 여자부의 경우 수비의 중요성 때문에 오래 전부터 IBK기업은행, 흥국생명 등이 사용했다. 국제 경기에서도 더블 리베로는 종종 볼 수 있다.

OK저축은행 리베로 부용찬(왼쪽)과 조국기. KOVO 제공.
OK저축은행 리베로 부용찬(왼쪽)과 조국기. KOVO 제공.

이처럼 더블 리베로 전략이 확대되는 것은 서브가 나날이 강력해지고 다양해지면서 리시브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서브의 구질은 강하게 감겨 오거나, 끝에서 밀려 나가거나 좌우로 휘는 등 다양하다. 힘은 약하지만 좌우로 흔들리는 플로팅 서브도 까다롭다. 이세호 KBSN 해설위원은 “좋은 리베로는 정확한 팔 모양과 단단한 하체 등 기본기가 탄탄해야 하고, 상대의 위협적인 서브를 위축되지 않고 받아낼 심리적인 강단도 필수 요건”이라며 “완벽한 리시브가 어렵다 보니, 이 분야에 특화된 전문 선수를 육성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그 역시 경기의 흐름을 읽어내는 능력이나 상대 공격수의 특성에 대한 꼼꼼한 공부가 필요하다. 또 블로커 손에 맞고 굴절되는 예측 불가능한 공에도 순발력 있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선수 체력 안배에도 장점이 있다. 리베로 한 명이 한 시즌을 모두 소화하기보다는 두 명이 분담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KB손해보험의 리베로 정민수는 “예전에는 리시브와 수비에 모두 신경 써야 했다면 3일 경기에서는 초반 리시브에만 집중했다”면서 “체력 및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육성 차원에서도 고려할 만하다. 선수 입장에서는 한 경기라도 더 투입돼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선수층이 두꺼운 팀에서만 가능한 전략이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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