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공동 구매를 추진했던 벤처캐피털 업체 대표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최근까지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횡령했다는 의심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벤처캐피털 대표 최모(24)씨는 2일 오전 2시쯤 삼성동 자택에서 숨진 채 쓰러져 동업자 김모씨에게 발견됐다. 1차 부검 결과 질식사로 추정됐고, 타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서는 없었다고 전했다.
최씨는 올 상반기부터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 투자자들을 모아 아르고(Aergo)와 넥스(NEX) 등 일부 암호화폐에 대한 공동 구매(공구)를 진행해왔다. 주식 상장에 비견되는 가상화폐공개(ICO)에 투자하고 싶지만 최소 참여금액을 채우지 못한 소액 개인투자자들을 모은 것. 이후 수익률이 높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상당수 투자자들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9월 정도부터 투자자들 계좌로 약속한 암호화폐가 들어가지 않으면서 환불 요청이 빗발쳤다. 최씨는 “중국 현지에 사정이 생겼다”라며 확답을 차일피일 미뤄왔다고 한다. 이에 투자자들은 최씨가 투자금을 개인적으로 빼돌려 챙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동업자 김씨는 가상화폐 커뮤니티에 ‘최씨가 여자친구에게 4억원 상당 선물을 하고 친한 지인에게 2억원을 증여하는 등 투자자들을 여러 차례 기망한 정황이 드러났다. 상속자인 가족 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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