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태현은 보장된 흥행 대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배우다. 그간의 출연작들도, 현재 출연 중인 KBS2 ‘1박 2일’이나 MBC ‘라디오스타’도 차태현의 도전 정신을 대변한다.
“어떻게 보면 예능도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어요. 사실 ‘1박 2일’은 합류하기 전에는 그다지 좋아하던 프로그램도 아니었죠.(웃음) 게스트 섭외인 줄 알았는데 고정 출연을 제안하시다니. 정말 뜬금없었어요. 그럼에도 출연을 결심한 건 ‘왜 내가 필요할까?’라는 궁금증 때문이었어요. ‘라디오스타’ 역시 내가 그 자리에서 어떤 분위기를 낼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 때문에 출연하게 됐죠. 작품 역시 비슷해요. 남들은 안 하려고 했지만, 저에게는 새로움이자 도전으로 다가왔던 작품들. 그런 작품들이 더러 있는 편이에요.”
지난 달 27일 종영한 KBS2 ‘최고의 이혼’ 역시 차태현에게는 도전이었다. 다소 아쉬웠던 성적에도 작품이 갖는 의미가 남다른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처음부터 ‘모 아니면 도’일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시청률로 봤을 때는 도가 된 것 같기도 하지만요.(웃음) 시청률이 조금 더 잘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만 최근에는 시청률이 성공의 기준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제 출연작들 중 유독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으셨던 것 같아서, 조금 특별한 느낌이었어요. ‘인생드라마’라고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그렇게까지 격하게 제 작품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없었기 때문에 신기하기도 하고 기억에도 많이 남은 것 같아요. 또 제 지금 나이에 맞는 역할이기도 해서, 그런 부분들이 좋았어요.”
이어 차태현은 이번 작품에서 배두나, 손석구, 이엘 등을 비롯해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의미 있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어떤 작품이라도 최선을 다하지 않는 작품은 없는 것 같아요. 늘 당연히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 부으니까요. 그게 기본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게만 두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환경, 좋은 사람들과 했던 작품이라는 점이 좋았어요. 어찌됐던 결혼 이후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제가 공감을 많이 할 수 있던 작품이었거든요.”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그에게도 미지의 영역은 남아있다. 아직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악역이나 강렬한 캐릭터로의 변신이다. 차태현은 변신에 대한 갈증을 내보이면서도 신중한 생각을 덧붙였다.
“변신, 저도 너무 하고 싶죠. 그렇지만 변신을 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니라 변신을 해서 성공하는 게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웃음) 지금이라도 제가 갑자기 살인마 역할 같은 걸 맡으면 변신은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런데 그런 작품들이 들어올 때마다 재미가 없더라고요. 누가 봐도 제가 범인인 스토리였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변신을 강행한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아직은 망설이고 있어요. 모든 상황이 다 맞으면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은 커요. 당연히 해 보면 좋죠.”
아직까지 그가 출연해 본 적 없는 케이블, 종편 채널 드라마 출연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차태현은 이 역시 “해 보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요새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건 아니에요. 드라마 시장에서 지상파나 비지상파의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본의 아니게 아직까지는 다 공중파 작품 밖에 해 본적이 없어요.(웃음) 앞으로 케이블이나 종편 드라마도 해 보고 싶은 것 중 하나에요. 넷플릭스처럼 전혀 새로운 플랫폼도 좋고요.”
다가오는 연말, “연예대상은 자격이 없기에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은 차태현은 연기대상에 대해서만큼은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매번 작품 할 때 마다 대상을 노리고 하는 건 아니지만, 연기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대부분 연기 대상을 목표로 연기할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아니신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속물이라 그런지 욕심이 나네요.(웃음) 연기대상은 언제나 받으면 좋죠. 어찌됐던 제가 잘 해야 받을 수 있는 상이잖아요. 요즘엔 공동 수상도 많다 보니 오히려 못 받으면 ‘내가 너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들긴 하더라고요. 이번에도 진짜 받고 싶은 마음은 여전해요.”
연말 시상식을 끝으로 올 한 해를 마무리 할 차태현은 차기작에 대한 계획을 덧붙이며 인터뷰를 마쳤다.
“아직 차기작은 결정된 바 없어요. 어떤 작품이 들어올 진 모르겠어요. 사실 제가 어떤 작품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이게 제 생각과는 전혀 상관 없이 흘러가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지금도 작품을 갓 마친 상태니 정말 제 마음에 든다거나 새로운 작품을 해야겠다 싶은데, 또 모르죠. 어떻게 될 지. 지금 당장은 출연 중인 예능들이 있으니까 그걸 잘 하는 게 급선무가 아닐까 싶어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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