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측근 앤드루 김 다시 등장
통전부 김성혜 등 만나 고위급ㆍ정상회담 논의한 듯
북미 정보 당국 간 ‘스파이 채널’이 다시 가동된 듯하다. 양측 간 막후 협상에 깊숙이 개입해 온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장이 북미 고위급 및 정상회담 관련 논의를 위해 최근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날 외교 소식통은 “앤드루 김 센터장이 3일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와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CIA 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한반도 문제 관련 측근 참모였던 김 센터장은 5월 폼페이오 장관이 국무부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사실상 한 팀으로 일했고, 7월 초 폼페이오 장관의 세 번째 방북에 앞서 판문점에서 이뤄진 북한과의 사전 교섭 때도 핵심 역할을 했다.
김 센터장과 만난 북측 인사가 누구인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북측 정보 당국인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김성혜 통일전선책략실장이 포함됐을 공산이 크다. 화제는 개최 시기가 내년 초로 거론되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과 지난달 8일 열리려다 불발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폼페이오 장관 간 고위급 회담의 일정 및 장소, 의제 등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부는 북미 간의 일이어서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앤드루 김 건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고, 안다고 해도 구체적인 북미 간 접촉 내용을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했다. 국가정보원ㆍ외교부 측도 “모른다”는 반응이다.
북한이 약속한 비핵화 조치와 이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이 제공할 상응 조치 간 등가성과 교환 순서에 대한 양측의 첨예한 이견으로 북미 협상이 사실상 교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만남이 이뤄진 만큼 돌파구 마련이 접촉 목적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 센터장은 이달 말 CIA에서 사직하고 미 스탠퍼드대 산하 연구소로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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