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의 올해 중간ㆍ분기 배당이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분기 배당을 대폭 늘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배당 규모 증가폭은 1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54개 상장사(코스피 36개, 코스닥 18개)가 총 9조1,060억원의 중간ㆍ분기 배당을 했다. 지난해 51개사가 4조6,475억 원을 중간ㆍ분기 배당한 것과 비교하면 회사 수는 3곳, 배당 규모는 95.93%(4조4,585억원) 증가했다. 상장사는 매년 정기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시행하는 결산 배당 외에 연 1회(통상 6월 말 기준) 중간배당을 하거나 매 분기말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
올해 중간ㆍ분기 배당 증가는 삼성전자가 분기배당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2015~2016년엔 6월 말 기준으로 주당 1,000원(액면분할 후 기준 50원)씩 중간배당을 했지만 지난해에는 매 분기 7,000원(액면분할 후 기준 140원)씩 배당했다. 올해는 액면분할(5월4일) 전후로 세 차례에 걸쳐 분기배당을 했는데 배당액은 액면분할 이전 기준으로 주당 1만7,700원(분할 이후 주당 354원)으로 지난해의 2.5배를 넘는다. 이에 따라 2015년 1,489억원, 2016년 1,416억원이던 삼성전자의 연간 중간ㆍ분기배당 규모도 지난해 2조8,968억원, 올해 7조2,138억원으로 급격히 늘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중간ㆍ분기배당 규모는 지난해 1조7,507억원에서 올해 1조8,922억원으로 8.08%(1,415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배당액이 전년(8,120억원)보다 115.6%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정관에 중간배당을 도입한 상장사는 1,038개사(코스피 392개사, 코스닥 646개사)로 전체 상장사 중 50.3%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올해 중간ㆍ분기 배당을 진행한 회사의 비율은 5.2%에 머물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배당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크고 상장사 과반수가 중간ㆍ분기 배당 제도를 도입한 점을 감안하면 배당 실시 회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간ㆍ분기 배당 정책과 배당 실시 현황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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