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손상돼도 입증 어려워 보상받기 곤란…“세차 후 손상 여부 확인해야”
A씨는 올해 초 주유소의 기계식 자동세차기를 이용해 세차를 하던 중 차에 고정된 안테나가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주유소 측에 배상을 청구하자 사업자는 세차기 문제가 아닌 안테나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발생한 사유라며 거부했다.
B씨는 지난해 C세차장의 손세차 20회 이용권을 50만원에 구입해 이용하다 올해 5월 8회째 손세차를 요청했지만 사업자는 “이전 사업자가 폐업했고 영업양도나 채무승계사실이 없다”며 거부했다. 동일 주소에서 동일 상호로 영업을 지속하면서도 사업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미사용 세차권 환급도 거부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처럼 주유소의 기계식 자동 세차기, 손세차 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차량 손상이나 계약 불이행 등 피해가 빈번하지만 입증이 어려워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 주의가 요구된다고 4일 밝혔다.
실제 세차 관련 소비자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13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세차 관련 소비자불만은 3,392건이었고, 같은 기간 피해구제 신청도 220건에 달했다. 피해구제 신청 220건을 분석한 결과 서비스형태는 주유소의 기계식 자동 세차가 67.3%(148건)으로 가장 많았고, 손세차 27.3%(60건), 셀프 세차 4.5%(10건) 순이었다.
피해유형으로는 차량 파손 피해가 10건 중 6건(61.8%)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차량 외관이 긁히는 흠집 발생(18.2%), 장기 정액 세차권 판매 후 불이행 및 해약 거부(9.5%), 세차 약품으로 인한 차량 변색(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런 피해를 입어도 보상 받기는 쉽지 않다. 접수된 피해구제 신청 가운데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진 경우는 10건 중 3건(30.5%)에 불과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세차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당했는지를 소비자가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원은 피해 예방을 위해 △세차 전 차량 상태나 특징을 사업자에게 적극 알리고 △세차장 이용수칙과 주의사항을 확인하며 △세차 후 차량 손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사진 등 입증자료를 구비하라고 당부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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