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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 또 권언유착 스캔들로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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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 또 권언유착 스캔들로 송치

입력
2018.12.03 17:32
수정
2018.12.03 22: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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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ㆍ사기 혐의... 올해만 3번째

기소 땐 우파 연정 지지 철회 예상

野 공세에 조기 총선 승부수 가능성

집권 후 정치생명 최대 위기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예루살렘=AP 연합뉴스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예루살렘=AP 연합뉴스

2일(현지시간)은 기원전 2세기 유대인들이 시리아인들로부터 예루살렘 성전을 탈환한 사건을 기념하는 유대인의 중요 명절 하누카. 유대인들에게는 마냥 기쁜 축일(祝日)이지만 이스라엘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68) 총리만은 달랐다. 이날 이스라엘 경찰이 또다시 그에 대한 수뢰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찰은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 및 사기 혐의에 따른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스라엘 경찰이 그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건 올해만 세 번째다. 2006년 첫 집권 이래 자신과 가족ㆍ측근을 둘러싸고 터진 수차례 스캔들을 용케 견뎌냈지만 이번에도 놀라운 정치 생명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그가 기소된다면, 이스라엘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팔레스타인과 아랍에 비타협ㆍ강경 일변도이면서도 화려한 언변으로 정치 위기를 돌파했던 네탸나후 총리지만 연이은 경찰의 압박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경찰이 송치한 두 건의 부패사건에 대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는 아비차이 마델블리 법무장관 손에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생명이 걸린 셈이다.

두 차례 수뢰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를 공격했던 이스라엘 경찰은 이번에 그의 또 다른 권언유착을 타깃으로 삼았다. 대형통신업체 베제크의 대주주이자 온라인 뉴스매체 ‘왈라’의 소유주인 샤울 엘로비치에게 ‘통신규제 완화’를 대가로 우호적인 기사를 청탁했다는 게 지난해부터 네타냐후 총리를 내사해 온 경찰의 수사 결론이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 경찰은 올해 2월에도 △미국 할리우드 영화제작자와 호주 사업가로부터 수년간 금품을 수수한 혐의 △유력 일간지 발행인을 만나 유리한 기사를 실어주는 대가로 경쟁지 발행부수를 줄이겠다고 약속한 혐의를 적용, 그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경찰과 네타냐후 총리는 치열한 여론전을 펴고 있다. 경찰이 “불법 행위에 대한 증거가 있다”는 성명을 내자, 네타냐후 총리 측은 이를 ‘마녀사냥’으로 일축했다. 또 “아무리 수사해도 나오는 건 없을 것”, “우호적인 기사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미 엘로비치를 구속한 경찰은 네타냐후 총리의 부인인 사라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을 냈다.

지난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한 대응수위를 놓고 국방장관이 사퇴하는 등 집권연정 붕괴위기까지 겪은 터라 경찰의 이러한 강공은 네타냐후 총리에게도 적잖은 부담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총리가 기소될 경우 집권 리쿠드당 이외 우파연정 내 다른 정당들은 총리 지지를 철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이스라엘 정권 교체마저 예상된다. 인물난으로 2009년 이래 정권에서 밀려난 야당(좌파진영)은 중도 성향의 에후드 바락 전 총리(1999~2001년 재임)를 ‘반(反)네탸냐후’ 선봉으로 내세울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전체 120석 의석 중 61석을 점해 아슬아슬하게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네타냐후는 지난달 조기총선 요구를 일축하고 내년 11월까지 임기를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야당 공세에 밀리지 않기 위해 조기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다.

폭넓은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총선에 승리하면 각종 부패 스캔들로부터 면죄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매체 하아레츠는 “총선 정국에 돌입할 경우 네타냐후는 자신에 대한 수사와 관련, 대중적 지지를 받는 총리와 선출되지 않은 법관 및 검사들의 책략이 대결하는 구도로 몰아갈 것”이라며 “만약 총선에 승리한 상태에서 기소될 경우 총리의 사퇴 여부를 놓고 헌정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네타냐후 총리 주요 부패 혐의. 신동준 기자
네타냐후 총리 주요 부패 혐의. 신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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