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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휴전 맺자마자… 中, 美 뒷마당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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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휴전 맺자마자… 中, 美 뒷마당 공략

입력
2018.12.03 16:44
수정
2018.12.03 19:5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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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아르헨ㆍ파나마 방문… 차이나 머니 돈다발로 협력 합의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 공항에 도착한 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마나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일(현지시간) 파나마시티 공항에 도착한 뒤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파마나 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있다. AF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직후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 공략에 나섰다. 무역전쟁 담판에서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중남미 지역에 우군을 늘림으로써 장기전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다.

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아르헨티나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시 주석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뒤 아르헨티나산 체리의 중국 수출 등을 포함한 30개 항목의 농업ㆍ투자 거래에 합의했다.

시 주석은 특히 2014년 체결한 110억달러(약 12조2,265억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에 이어 추가로 90억달러(약 10조원)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아르헨티나에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초 통화 위기를 겪었던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재정적 안정성이 크게 확대되고 양국 간 무역이 촉진될 것”이라고 반겼다.

시 주석은 또 “양국은 일대일로 틀 내에서 협력을 강화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인프라ㆍ농업ㆍ에너지ㆍ금융 등의 분야에서 중국이 아르헨티나에 대해 대규모 지원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개발도상국이자 신흥경제국으로 다자주의와 개방형 세계 경제를 함께 지지해야 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이에 대해 마크리 대통령은 “아르헨티나는 중국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일대일로를 기반으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아르헨티나의 최고 영예를 상징하는 목걸이를 수여하며 중국의 지원에 기대감을 표했다.

시 주석은 아르헨티나 국빈방문을 마친 뒤 곧바로 파나마를 방문했다. 시 주석은 방문 기간 후안 카를로스 바렐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ㆍ기술ㆍ인프라 등 20개 부문에서 협력 협정을 맺는 ‘선물 보따리’를 안길 예정이다.

파나마는 지난해 6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함으로써 미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렀고, 지난해 11월엔 바렐라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일대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운하의 양쪽 끝에 있는 항구들은 현재 중국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다. 이날도 바렐라 대통령은 파나마시티 공항에서 직접 시 주석을 맞이할 만큼 밀착 행보를 보였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담판 이후 첫 방문지를 제3세계 거대시장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와 미국의 턱밑에 있는 파나마로 계획한 건 미국에 일방적으로 양보만 하지는 않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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