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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먹는 하마’… 부산 민자 유료도로 더 이상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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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먹는 하마’… 부산 민자 유료도로 더 이상 안돼

입력
2018.12.03 17:20
수정
2018.12.0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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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 “백양산

ㆍ수정산터널 지원 예산 전액 삭감”

투자비 대비 수입ㆍ지원금 400% ↑

민자 유료도로 협약 전면 개정 촉구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부산시의회 도시안전위원회(위원장 박성윤 의원)가 MRG(최소 운영수익 보장) 시설인 백양산터널과 수정산터널 운영의 불합리성을 들어 이 사업의 협약 변경을 요구하며 내년도 예산의 전액 삭감을 예고했다.

부산시의회 도시안전위는 3일 열린 2019년도 부산시 건설본부 예산안 심사에서 “불합리한 실시협약으로 두 터널이 예산 먹는 하마가 되고 있는 만큼 더 이상 시민에게 부담을 지을 수 없다”며 “실시협약 변경 등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라”고 부산시에 촉구했다.

도시안전위에 따르면 2000년 1월과 2002년 4월 개통된 백양산, 수정산터널은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된 유료도로로, 사업비가 893억여원과 1,280억원이 각각 투입됐다. 백양산터널은 전액, 수정산터널은 772억원을 민간투자 사업자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투자했다. 맥쿼리는 25년간 두 터널의 운영권을 갖고 있다.

도시안전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당시 부산시 재정이 매우 열악해 민자사업을 추진했지만 시민이 져야 할 부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없었고, 제대로 관리도 되지 않아 민간투자 사업자의 배만 불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도시안전위에 따르면 이들 사업의 최초 사업비 가운데 민간투자비용은 백양산터널은 전액, 수정산터널 772억원인데, 아직 7~9년여 운영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이미 투자비용 대비 통행료수익과 부산시 재정지원은 투자비의 400%를 넘었다.

또 최초 협약 시 자기자본비율을 지키지 않고 준공 이후 자본구조변경을 해 운영부실과 과다한 금융차입 등의 문제가 발생했지만 시는 아무런 대처를 못했고, 이로 인한 비용 증가가 부산시의 재정부담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예측통행량 문제도 제제됐다. 수정산터널의 경우 과도한 예측통행량으로 MRG 부담이 늘고 있고, 백양터널은 수정산터널 개통으로 예측통행량을 과도하게 늘리면서 지난해부터 감소한 실제통행량 때문에 조만간 MRG를 부담해야 할 처지다.

이와 관련, 배용준 더불어민주당(부산진1) 의원은 “올해 1월 개정된 유료도로법은 '실시협약 변경요구'가 가능하다고 적시했지만 시는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 조항은 실제 교통량 및 통행료 수입이 실시협약의 70%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해소대책을 수립하거나 실시협약을 변경해 재정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도시안전위는 이를 근거로 실시협약서 변경 등 적극적인 관리방안을 강구하기 전까지 계수조정을 통해 백양ㆍ수정산터널의 내년도 재정지원금 129억원(백양터널 41억, 수정산터널 88억원)을 전액 삭감할 방침이다.

박성윤 위원장을 비롯한 도시안전위 소속 위원들은 향후 유료도로에 지원되는 시민혈세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최초 계약인 협상 시 정책실명제 도입 및 면밀한 검증 시행,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서 일체 재점검ㆍ사회기반시설 부산시 재정사업 추진 등을 요구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부터 수정산ㆍ백양터널에 대한 자본재구조화 협상을 해왔고, 내년엔 2억5,000만원을 들여 실시협약변경을 위한 예산을 계상하고, 공익처분도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지금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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