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미용업체와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비용 정산 문제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연예인 미용으로 유명한 미용업체 A사가 연예기획사들에게서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 폐업 위기에 몰렸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연예기획사들은 A사에 여러 차례 관련 서류에 대한 결재 요청을 했음에도 오히려 A사가 결재를 미뤘다고 반박하면서 양측이 충돌했다.
미용업체 A사의 K원장은 3일 서울신문에 “씨제스, 스타쉽, 큐브 등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미용 대금을 주지 않아 국세청에 세금 6억여원을 못해 헤어숍이 가압류됐다”며 “대기업이 납품 대금을 주지 않아 부도를 맞은 협력업체와 같은 처지”라고 밝혔다. K원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예기획사 7곳에서 연체된 미용 대금만 40억원(연예인 할인 적용 전)이라고 주장하며, 그중 씨제스와 스타쉽이 각각 9억여원, 큐브가 5억여원을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예기획사들은 K원장의 주장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씨제스는 “오랫동안 A사에 모든 대금을 결제 완료했으나 2013년부터 결제요청이나 증빙자료 제공이 지연됐다”며 “수십 차례에 걸쳐 요청을 해 왔으나 K원장은 연락 두절을 거듭하며 지속적으로 (결재) 요청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씨제스는 “그러던 중 2016년 법원으로부터 해당 업체에 대한 채권압류명령을 받게 됐고, 이후 K원장은 올해 4월경 제3자의 명의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발생한 헤어 메이크업 비용을 한꺼번에 청구해 왔다”며 “구체적인 거래내역이라도 알려 달라는 요청을 수차례 했으나 오히려 ‘기사가 나가면 아티스트에 흠집 나니 돈을 달라’는 식의 수차례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스타쉽도 “K원장이 언급한 미지급채권은 오히려 당사가 수십 차례에 걸쳐 증빙을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으나 해당 업체에서 증빙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수년간 미뤄왔던 건”이라고 해명했다. 스타쉽은 “2014~2015년 해당 청구 지연건에 대해 관련 내역을 확정한 후에 증빙자료와 함께 당사로 청구해 주도록 지속적으로 요청했지만 A사 측은 이에 응하지 않고 시간만 계속 지연시켰다”며 “더군다나 2016년 2월 A사의 채권에 대해 제3자로부터 법원의 채권압류통보까지 접수됨에 따라 법률적으로도 지급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8월경 A사 대리인을 자칭하는 사람으로부터 상세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3년치 청구 금액이 한꺼번에 청구됐고, 이에 당사는 구체적인 내역이라도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이 역시 무시됐다”며 “올해 6월경 결제대금의 세부내역이 전달되었으나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이 발견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정정 내역을 재차 전달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씨제스와 스타쉽은 “지금까지 협력업체와의 건전한 상거래 질서를 준수해 왔다”며 “A사가 하루 빨리 관련 증빙 자료를 제출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대금 지불을 완료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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