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돈 1400만원으로 경매 시작해 어느새 20여 채 신동휴씨

600여건 낙찰 받아 투자금 대비 평균 500~1,000% 이상 수익

[저작권 한국일보] 종자돈 1,400만원으로 경매 시작해 30억원으로 불린 전업투자자 신동휴씨. 신상순 선임기자 /2018-11-29(한국일보)

전북 진안에서 빈농의 삼형제 중 막내로 태어난 신동휴(42)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를 잃었다. 고생하는 어머니가 안쓰러웠던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동네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학교를 마친 후 우체국에서 일하고 직원처럼 당직실에서 숙직도 섰다. 고교 1학년 때 숙직하다 연탄가스를 마셔 응급실에 실려 가 치료 차 잠시 쉰 것을 빼고는 졸업 때까지 4년간 생계를 도왔다.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상경해 1년간 신문배달을 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1998년 초 뒤늦게 전주대 건축공학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그가 꿈꾼 캠퍼스의 낭만은 경매 통지서 한 장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당시 대학을 다니던 작은 형과 함께 살 전셋집을 전주에서 전세금 800만원으로 마련했다. 어머니가 어렵게 모은 돈과 자신이 아르바이트로 번 돈 등을 합쳤다. 그러나 집 주인이 대출을 변제하지 못해 담보로 맡긴 집이 은행에 넘어갈 지경에 처했다. 그를 포함해 세입자 5세대가 전세금을 날리게 된 셈이다. 세입자 모두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지 않고, 집주인의 근저당 설정 날짜(담보 대출받은 날) 이후 계약을 한 게 화근이었다. 결국 집은 경매로 넘어갔고, 그는 전세금 중 400만원만 받을 수 있었다.

그렇나 이렇게 악연으로 만난 경매는 신씨의 운명을 바꿨다. 이 사건을 계기로 ‘최소한 사기는 당하지 말자’는 생각에 금융업계로 눈을 돌려 호남지역의 저축은행(2000~2006년)과 산림조합(2007~2015년)에서 대출 심사, 채권 관리(경매 진행ㆍ민형사 소송) 등의 업무를 하면서 경매 전문가가 됐다. 2015년부터는 건강상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뒤 전업투자자로 나섰다. 그 동안 업무와 재테크로 아파트 상가 임야 토지 등 600여건을 낙찰 받아 투자금 대비 평균 500~1,000%의 수익률을 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현재 전국에 부동산 20여채를 보유하고 있는 그는 월 평균 1,000만원의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또 휴학했던 대학도 학점은행제로 마친 뒤 경희대 부동산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지난 3월부터는 단국대 평생교육원에서 ‘부동산 경ㆍ공매 전문가’ 과정을 강의하고 있다. 그는 ‘전화위복’이 된 경매의 성공 비결을 묻자 “차익 욕심을 버리고 꾸준히 도전하니 됐다”고 답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경매인가.

“부동산을 싼 금액으로 매입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올해 감정가 대비 평균 낙찰가율은 70%대다. 감정가 보다도 최소 20% 이상 싸게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감정가의 30~40%에 낙찰되는 매물도 있다. 국가기관(법원)이 주관해 공신력도 있고,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기 때문에 일반 매매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기나 이중매매의 위험도 없다. 개인이 시세나 기본적인 권리 분석만 할 줄 안다면 부동산 경매만 한 재테크는 없다.”

-재테크로 경매를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경매 업무를 맡은 지 3년 정도 됐을 때다.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고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재테크가 필요했다. 업무로 쌓은 경험과 실력을 시험해 보고 싶은 생각도 컸다.”

-처음 낙찰받은 물건은 무엇이었나.

“7전8기 끝에 처음 낙찰받은 물건은 전북 전주의 24평짜리 아파트였다. 당시 감정가는 5,700만원, 시세는 6,100만원이었다. 두 차례 유찰되면서 응찰 최저가가 4,700만원으로 떨어졌다. 5,210만원을 써내 아파트를 품에 앉았다. 2년 후 8,000만원에 매각했는데, 2년간 받은 임대료까지 포함하면 수익률은 300% 이상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나.

“경매 낙찰 시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는 ‘경락자금대출’ 덕분에 실제 투자금이 낮다. 첫 낙찰 아파트도 ‘경락자금대출’을 받아 실제 투자금은 취득세 등을 포함해 1,400만원 정도였다. 이 대출은 현재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인 곳은 낙찰가(감정가)의 최대 40%, 지방은 최대 80%까지 가능하다. 또 국토부 실거래가나 KB국민은행 자료 등의 시세와 감정가를 비교해 차이가 큰 매물을 선별하고, 매물 인근 부동산에 전화해 수요가 많은 지도 확인해 보는 게 좋다.”

-경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많다.

“경매 물건은 채권ㆍ채무 관계나 법정 소송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안 좋은 선입견을 가진 일반인이 많다. 그러나 굳이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경매도 경제가 작동하는 시스템 중 하나다. 금융기관은 담보 잡힌 아파트나 집을 법원의 힘을 빌려 매각하고, 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낙찰되면 법원이 채권자나 임차인에 공정하게 분배한다.”

-경매 시 가장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

“수익률만 따지지 말고 자신만의 기준과 목표를 세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 초보자라면 매매가 잘되는 아파트로 접근하는 게 좋고, 1ㆍ2인 가구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소형 아파트를 공략하는 게 유리하다. 개인적으로는 차익 1,000만원 실현이 가능하면 응찰하고 있다. 낙찰 성공률은 30~40% 수준이다.”

-공부해야 할 것도 많지 않나.

“권리분석을 하려면 민법, 민사집행법, 주택임대차보호법, 상가임대차보호법 등 4개 법령은 살펴봐야 한다.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6가지 공적 서류만은 꼭 확인해야 한다. 낙찰 시 권리 우선 순위를 파악할 수 있는 ‘부동산등기부등본’, 점유와 임대차 관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현황조사서’, 법원이 매물의 거래 내용과 시세 등을 조사한 ‘감정평가서’, 매물의 해당 토지에 적용된 규제 등이 나오는 ‘토지이용계획확인서’, 점유자 정보 등이 포함된 ‘매각물건명세서’, 건폐율 용적률 소유자 현황 등을 알 수 있는 ‘건축물대장’이다. 앞 글자를 딴 ‘부현감토건매’는 꼭 기억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지 않고 10년 넘게 알고 지낸 부동산 업자의 말만 믿었다가 아무 쓸모 없는 맹지(건물을 지을 수 없는 땅)를 산 경우도 있다.”

-경매시장 전망은.

“집값이 올라가면서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커지고, 대출 규제도 강화됐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이자 부담도 커졌다. 갭투자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따라서 갭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경매로 넘어올 가능성도 커졌다.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한 임대업자들이 내놓는 물건도 많아질 것이다. 서울과 가까우면서 역세권이나 호재가 있는 수도권 매물에 주목해야 할 때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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