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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동영상 비난하는 분들과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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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동영상 비난하는 분들과 어떻게 소통할지 고민 중”

입력
2018.12.04 04:40
수정
2018.12.04 10: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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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윤 ‘인권재단 사람’ 활동가

장애인ㆍ난민 등 6가지 주제로

구글과 인권 홍보 동영상 제작

인권재단 사람은 올해 세계인권선언 70주년 맞아 오늘의 관점에서 인권선언을 실천하는 캠페인 ‘모두를 위한 선언’을 열고 있다. 송정윤 활동가는 “난민, 성소수자 등 국내 첨예한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한 인권 분야의 소통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윤 인턴기자
인권재단 사람은 올해 세계인권선언 70주년 맞아 오늘의 관점에서 인권선언을 실천하는 캠페인 ‘모두를 위한 선언’을 열고 있다. 송정윤 활동가는 “난민, 성소수자 등 국내 첨예한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한 인권 분야의 소통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윤 인턴기자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인 1948년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문이 유엔 총회에서 결의됐다. 30개 조항으로 이뤄진 선언은 인간이 인종, 성, 종교, 정치적 견해, 사회적 출신의 차별 없이 사상과 종교의 자유, 건강과 안녕에 적합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를 갖는다는 정언명령을 세부적으로 정리했다. 애초에 약자를 위해 제정된 이 선언은 그러나, 지향이지 실재가 아니었다. 발표 70년이 지난 지금도 누군가는 성소수자, 장애인, 비정규직, 난민을 무수한 이유로 차별하고 심지어 혐오한다.

이런 인식을 바꾸고자 인권재단 사람(이하 재단)은 올해 4월부터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서비스 기업인 구글과 인권 홍보 동영상 ‘인권의 모양’ 시리즈를 제작해 온라인으로 배포했다. 이달 10일까지 이 결과물을 모아 서울시청 1층 로비에서 전시회 ‘모두를 위한 선언’을 연다.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해 여는 이 전시는 유엔이 설명하는 세계인권선언 탄생의 배경, 정발초등학교 학생들이 인권선언문 교육을 받고 그린 그림 등을 엮은 동영상도 함께 선보인다.

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만난 송정윤(34) 활동가는 “각 영상이 20만뷰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지만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비난 댓글을 단 분들을 설득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이 구글과 인연을 맺은 건 지난 해부터다. 구글이 지난 해 성소수자 인권 캠페인에 5,000만원 규모의 기금을 지원했고, 재단은 관련 인권 단체를 연결해 교육과 지역사업을 펼쳤다. “재단 연중사업 중에 여성의 날(3월 8일), 장애인의 날(4월 20일)처럼 달(月)마다 있는 인권 관련 기념일 홍보가 있어요. 구글이 그 사업을 인상깊게 보고 인권선언 70주년을 맞은 올해 관련 동영상을 제작하자고 제안했죠.”

인권재단 사람의 송정윤 활동가가 캠페인 '모두를 위한 선언'을 설명하고 있다. 김혜윤 인턴기자
인권재단 사람의 송정윤 활동가가 캠페인 '모두를 위한 선언'을 설명하고 있다. 김혜윤 인턴기자

영상을 배포할 시점에 예정된 인권 관련 기념일, 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이슈 기준 등을 기준으로 장애인, 페미니즘, 난민 등 6가지 주제를 홍보 동영상으로 제작하기로 했다. 송 활동가가 각 이슈별 국내 인권단체를 섭외하면 구글이 이슈에 적합한 타깃과 콘텐츠 분량을 제안했고, 형식은 관련 주체들이 모여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4월 장애인 차별시선 철폐를 시작으로 5월 다양성 가이드, 6월 여성, 10월 난민, 11월 ‘모두를 위한 선언’ 캠페인 등 5개 주제가 차례로 소개됐다. 12월 말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관한 인권 영상이 소개될 예정이다.

송 활동가는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 스팟 광고로 ‘인권의 모양’을 노출했는데, 길게는 1분 40초 분량인데도 끝까지 보는 독자가 많아 구글에서 성공적인 인권 홍보 캠페인으로 꼽았다. 5월 다양성 가이드 영상에서 소개한 한 단체는 노출 첫날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됐다”고 말했다.

페미니즘, 성소수자, 난민 등 사회 갈등이 첨예한 주제를 콘텐츠로 만들다 보니 호의적인 반응만 있는 건 아니었다. 송 활동가는 “소수자에 대한 가짜뉴스와 혐오가 함께 증가하는 현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동영상을) 비난하는 분들의 설득하고 소통하는 언어를 만들어야 인권에 대한 인식이 진일보할 것”이라며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은 내년 유튜브와 함께 인권단체를 대상으로 한 동영상 제작 아카데미를 운영할 예정이다.

세계인권선언 기간 일반이 참여할 행사도 연다. 4일 서울시청 바스락홀에서 인권 토크 콘서트를 서울시와 함께 개최한다. 재단 정민석 사무처장의 진행으로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권김현영,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의 강연과 래퍼 슬릭, 지적장애여성합창단 일곱빛깔 무지개 등의 공연이 이어진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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