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밤새 보챈다’는 이유로 22개월 된 아들을 놀이터에 방치한 비정한 아빠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송재윤 판사)는 이동학대 등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25)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김씨는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120시간 이수도 확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27일 오후 11시 17분쯤 제주 서귀포시 자신의 집에서 당시 두 돌이 채 되지 않은 친아들 김모(3)군이 잠을 자지 않고, 칭얼거린다는 이유로 인근 놀이터에 아들을 데려다 놓고 혼자 집에 돌아갔다. 김군은 다음 날 새벽 아파트 경비원에 의해 발견됐다.
김군은 당시 모기향과 담뱃불로 아들의 팔, 다리, 얼굴 등 30여 곳에 화상도 입었다. 검찰은 김씨가 아들에게 폭력을 가했다고 판단하고 아동학대 등으로 기소했다.
송 판사는“사건 기록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이 그러한 행동을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은 들지만 검찰이 공소사실 증명에 충분히 이르지 못했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송 판사는 “피해자의 친부로서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자라도록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없는 피해자를 학대해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학대 피해아동의 경우 잠재적으로 후유증이 남아 성장 과정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범행 당시 피해자의 연령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가 매우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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