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년간 늘어난 의료지출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보건의료 부문의 비효율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역시도 단위 기준으로 볼 때 울산, 세종, 대전 순으로 가장 높은 건강지수를 기록했으며 제주, 강원이 최하위를 기록했다.
서울대 경제학부 연구팀(홍석철, 윤양근, 유지수)은 지난 달 한국건강학회 추계학술대회에 제출한 ‘국민건강지수로 살펴본 지역별 건강 격차’ 보고서를 통해 질병이환 및 사고, 의료이용, 사망률 등 10개 영역의 지표 29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국민건강지수는 연구팀이 통계청, 질병관리본부 등에서 각각 집계하고 있는 건강 지표들에 전문가들이 자문을 얻어 가중치를 부여한 후 합산해 만든 수치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소 0점에서 최대 1점으로 산출한 국민건강지수는 2009년 0.57점을 기록했으나 2016년에는 0.54점으로 5.8%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역별로 분석했을 때 질병 및 사고, 건강행태, 예방접종 및 검진, 인구변화 등의 수준이 지속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관측됐다. 보다 세부적으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와 음주, 흡연 등 건강행태 악화, 인구고령화 등의 지표가 특히 악화됐다. 반면 의료기관 접근성, 건강검진 수진율 등은 과거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지수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보인 가운데 지역별로도 큰 편차를 보였다. 울산의 경우 0.581점으로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이어 세종(0.567), 대전(0.561), 대구(0.558)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강원은 0.516좀우로 가장 낮았으며 충남(0.523), 부산(0.526) 등도 하위권에 포함됐다.
연구팀은 지수가 울산과 강원을 비교한 결과 특히 질병이환, 의료이용, 식생활 및 비만 영역 에서 울산이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의 경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율 등 만성질환 관련 유병률이 크게 높았으며 의료기관 접근성 및 이용률 역시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다만 같은 광역시도에 속해 있다고 해도 개별 지역 마다 큰 편차를 보이는 곳도 많았다. 229개 시군구로 세분화해 분석한 결과 국민건강지수가 가장 높은 곳은 0.617점을 기록한 전남 고흥군이었으며 경북 경산시(0.615), 울산 동구(0.612), 대전 유성구(0.608)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반면 전국 최하위권에는 강원 평창(0.459), 충북 괴산군(0.463), 경기 동두천시(0.469), 전남 목포시(0.469) 등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관련해 “최근 의료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의료보장성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보건의료 부문의 비효율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향후 국민건강지수와 보건의료 지출 및 보건의료 요인 변수를 결합해 정책적 시사점을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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