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도 설악산, 지리산 등 국립공원 일부 구간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에는 매년 11월 15일부터 다음해 3월15일까지 대설주의보 이상 대설특보가 발령되면 국립공원 탐방로는 전면 통제돼왔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대설주의보가 발령될 때 전면 통제되던 국립공원 탐방로 중 96개 구간을 대설주의보 때에도 시범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내로 눈이 5㎝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대설특보 중 하나다. 다만 24시간 내로 눈이 20㎝(산지의 경우 30㎝)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는 대설경보 때는 기존대로 탐방로가 전면 통제된다.
이번 탐방로 일부 개방은 설경 감상을 위해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탐방객의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이번에 시범적으로 개방되는 구간은 저지대 탐방로, 사찰, 안전이 확보된 설경 명소 등 96개 구간 239.34㎞다.
개방구간 중 저지대 탐방로는 △설악산 소공원 ~ 비선대 일대 △오대산 선재길 △주왕산 주산지 등 안전사고 우려가 적은 29곳이다. 사찰 경내지는 △내장산 내장사, 약사암 일원, △북한산 영취사와 승가사 △소백산 초암사 △무등산 약사사 등 17곳이 개방에 포함됐다. 설경명소로는 △설악산 토왕성폭포 전망대 △지리산 노고단 △태백산 천제단 등 8곳이 개방된다. 또 강설량이 적고 대설에도 위험요소가 낮은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 지역과 태안해안국립공원 일대 42곳은 탐방로가 전면 개방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번 탐방로 일부 개방을 위해 산악단체, 탐방로 위험성평가 자문위원 등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대설특보가 대설경보로 격상되거나, 현장에서의 위험요소가 드러날 경우에는 즉시 탐방로를 통제하고 탐방객을 대피토록 할 예정이다. 또 대설주의보 발령 시 해당구간에 탐방객 안전을 위해 거점근무 및 안전요원을 2인 1조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용민 국립공원관리공단 재난안전처장은 “대설주의보에 시범 개방하던 탐방로가 갑작스러운 기상상황이나 안전문제로 언제든 통제될 수 있다는 점을 탐방객들에게 사전에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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