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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종ㆍGISTㆍ흑색종 등 희귀암 환자에게 최적 맞춤치료와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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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종ㆍGISTㆍ흑색종 등 희귀암 환자에게 최적 맞춤치료와 희망을”

입력
2018.12.04 04: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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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오 삼성서울병원 특수암센터장 인터뷰 

 희귀암클리닉, 20% 환자에게 신약 임상시험 기회 제공 

 표준 치료법 없어 재발하면 치료효과 기대 어려워 

매년 20만명 이상의 암환자가 새로 발생한다(국가암정보센터, 2015년 기준). ‘희귀암’ 환자도 덩달아 늘고 있다. 하지만 희귀암 환자들은 본인의 암질환을 받아들이는 것 자체만도 힘들다. 게다가 희귀암은 표준화된 치료법이 거의 없어 재발하면 항암치료를 받아도 좋은 치료효과를 얻기가 쉽지 않다. 암 전문의 420명에게 조사한 결과에서도 ‘희귀암 표준진료지침 미비’(65.7%), ‘희귀암 치료경험 부족’(65.2%) 등을 꼽을 정도다.

2008년 아시아 최대 규모의 단독 건물에 암병원을 세운 삼성서울병원은 2014년 12월 척추종양클리닉을 시작으로 특수암센터 내에 흑색종클리닉, 위장관간질성종양(GIST)클리닉, 신경내분비암클리닉 등을 열었다. 지난 10월에는 육종 등 대부분의 희귀암 환자를 위한 ‘희귀암클리닉’까지 열었다.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유방암 등 자주 발생하는 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절한 치료 옵션과 기회가 적었던 희귀암 환자에게 커다란 희망이 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도 희귀암센터를 개설하는 등 희귀암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특수암센터장인 박준오(53)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만나 희귀암 치료에 대해 들었다. 박 센터장은 췌장암을 중심으로 암 환자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희귀암이란 무엇인가. 

“희귀암에 대한 정확한 정의는 아직 없다. 다만, 미국국립암센터에서 10만명당 15명 이하, 유럽연합에서는 10만명당 6명 이하로 발생하는 암을 희귀암으로 본다. 2017년 12월에 발표된 2015년 암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암발병률은 10만명당 420명이고,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위암으로 10만명당 57명이다.

암발병률 8위인 췌장암이 10만명당 12명이 발생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10대암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종양이 희귀암인 셈이다. 또한, 최근에는 암을 해부학적 기준에 따라 분류할 뿐만 아니라 유전자 특성에 따라 세분화할 수 있다. 이들 암은 각기 다른 예후(豫後), 치료법 및 이에 대한 반응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기본적으로 각각의 암종과 아형(sub-type)은 모두 희귀암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희귀암은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원발암을 진단하는 일반 암종과 구분돼 병리학적 진단이 가장 중요한 육종, 위장관간질성종양(GIST), 흑색종(피부암), 신경내분비암 등을 비롯해 아직까지 표준치료법이 정립되지 않은 다수의 암종을 포함한다.

그러나 희귀암들은 발생 빈도가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종양학 발전과 항암제 치료전략 개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골육종은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 및 사지보존술 개념 확립에 큰 기여를 했다. GIST는 고형암 가운데 유전자 변이에 대한 표적치료제가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임상적으로 첫 입증된 종양이다. 흑색종(피부암)은 표적치료제 개발뿐만 아니라 현대적 개념의 면역치료제 개발에 가장 중요한 암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암병원도 있는데 굳이 ‘희귀암클리닉’을 만든 이유는. 

“희귀암으로 분류되는 육종, GIST, 흑색종, 신경내분비암 등은 암종마다 독특한 임상소견, 병리 및 영상소견, 특징적인 유전자 변이가 있다. 따라서 암종마다 자연경과가 특징적이어서 수술범위와 항암제 치료 종류도 다르다. 또한, 아직까지 표준치료법이 확립되지 않는 종양들이 대부분이라 비교적 경험이 많은 전문가의 견해가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현대 암치료는 다학제적 접근이 기본이다. 특히 희귀암 진단과 치료에는 희귀암 치료에 경험이 많은 종양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외과 및 방사선종양학과 의사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진단할 때부터 치료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희귀암클리닉에서는 어떤 치료가 이뤄지나. 

“삼성서울병원은 희귀암 치료를 위해 특수암센터를 두고 2014년부터 위장관기질성종양클리닉, 흑색종클리닉, 신경내분비암클리닉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육종을 포함해 분류되지 않은 대부분의 희귀암을 진료하는 희귀암클리닉을 만들었다. 희귀암클리닉의 대상은 4기 전이성 환자로 일반적인 항암제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또한,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한 보조항암화학요법이나 수술 전 팔다리나 장기를 보전하기 위한 항암제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도 포함된다.

특수암센터 내 희귀암클리닉과 질환별클리닉에는 전담 코디네이터를 둬 진료예약과 검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질환별 다학제 진료나 심층진료클리닉으로 연계해 양성자치료와 유전자 변이에 따른 개인별 맞춤치료 등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2014년 국내 최초로 개설된 암정밀의학클닉과 연계해 표준 항암화학요법에 듣지 않는 환자에게는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치료 옵션을 택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희귀암클리닉에 입원한 희귀암 환자 가운데 20% 정도가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하면서 완치의 희망을 가지게 됐다. 특수암센터는 지난해 흑생종 육종 신경내분비종양 등 1만5,000명에 가까운 희귀암 환자를 치료하는 성과를 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박준오 삼성서울병원 특수암센터장은 “희귀암클리닉은 위암 대장암 등 호발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절한 치료 옵션이 적었던 희귀암 환자에게 좋은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박준오 삼성서울병원 특수암센터장은 “희귀암클리닉은 위암 대장암 등 호발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절한 치료 옵션이 적었던 희귀암 환자에게 좋은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박준오 삼성서울병원 특수암센터장. 삼성서울병원 제공
박준오 삼성서울병원 특수암센터장. 삼성서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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