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밖 과학] 화성에 로봇 보내 로켓 연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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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 과학] 화성에 로봇 보내 로켓 연료 만든다

입력
2018.12.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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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 중인 채굴 로봇 레이저. 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가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하면서 화성 식민지 건설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특히 최근 화성에서 거대한 호수가 발견되고, 미생물이 살기 충분한 산소가 녹아 있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그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사람들이 오고 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화성 현지에서 물과 식자재, 로켓 연료 등을 생산하는 일이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로켓 연료 1㎏을 전달하려면 같은 연료 225㎏을 태워야 할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든다. 만약 화성에서 인류 생활에 필요한 에너지 등을 얻을 수 있다면 이를 전진기지 삼아 더 멀리 있는 행성 탐사도 더 수월하게 나설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州) 소재 NASA 케네디우주센터에선 현지자원이용(ISRUㆍin-situ resource utilization) 프로그램 일환으로 레골리스 채굴 로봇 ‘레이저(RASSOR)’를 개발하고 있다. 레골리스는 화성 표면에 있는 고운 모래 같은 입자다. 소량의 수분을 갖고 있다. 레골리스를 채굴해 물(H₂O)을 전기분해하면 수소를 얻을 수 있고, 이를 화성 대기의 이산화탄소(CO₂)와 결합해 메탄(CH₄)을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메탄은 현재 사용하는 로켓 연료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의 현지 자원으로 만들 수 있어 차세대 로켓 추진제로 주목받고 있다.

2038년 유인 화성 탐사를 준비 중인 NASA는 이때 레이저도 함께 가져갈 방침이다. 주어진 임무를 마친 탐사원들은 지구로 귀환하지만 레이저는 화성에 남아 다음번 유인 탐사를 지원하기 위한 작업을 계속하게 된다. 레이저를 설계한 NASA의 커트 레흐트 연구원은 “자율주행으로 움직이는 레이저는 레골리스를 채굴하고, 또 메탄가스 생산 공장까지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이 ‘제2의 정착지’가 될지 여부를 결정 짓을 또 다른 조건은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물과 산소의 존재 여부다. 2000년 화성 표면에서 물의 흔적을 발견한 인류는 2008년 화성에 얼음 형태의 물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2015년엔 소금기를 머금은 짠 물이 흐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화성궤도탐사 위성(MRO)의 촬영 사진을 분석한 결과다.

그리고 지난 10월, NASA 제트추진연구소와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하버드대 공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화성 지표 아래에 흐르는 짠 물에 미생물이 살기 충분한 산소가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화성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95%)와 질소(2.7%)로 이뤄졌다. 산소는 0.13%에 불과해 산소 호흡을 하는 생물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연구를 진행한 블라다 스타멘코비치 NASA 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화성 생명체에 대한 기존 사고방식을 크게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의 대기는 질소 78%, 산소 21%, 이산화탄소 0.04%, 아르곤 0.9332%로 이뤄졌다.

화성의 평균 기온은 영하 27도다. 어는점보다 낮아 물이 얼어붙기 쉽다. 하지만 물이 소금기를 머금게 되면 어는점이 내려가 액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연구진은 염도가 높아질수록 물에 녹는 산소량이 줄어든다는 것과 기온이 낮을수록 용해되는 산소량이 많아진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각 조건에 따른 6가지 모델을 만들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그 결과 화성의 짠 물은 해면동물이 살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산소를 가질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해면동물은 가장 원시적인 형태의 다세포 동물이다. 연구진은 “미생물이 산소 호흡을 하던 약 23억5,000만년 전 지구 대기보다 높은 산소 농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이탈리아 파도바대와 이탈리아국립천체물리연구소 등 공동 연구진은 “화성 극지방 땅 밑에서 거대한 호수를 발견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화성궤도선 ‘마스 익스프레스’에 탑재된 레이더 탐사장비(마르시스)를 이용, 2012년 5~12월까지 화성 남극에 있는 남극고원 지역의 빙하를 집중 조사했다. 마르시스는 특정 주파수의 전자기파를 지표에 쏜 뒤 반사되는 정도 등을 분석해 해당 지역 지표 아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분석 결과 지표 1.5㎞ 깊이 지점, 지름 20㎞ 지형에서 전자기파 신호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구의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 아래에서 호수를 발견했을 때와 유사한 관측값”이라며 “이 지역의 표면 온도는 영하 70도에 이르지만 염분이 높아 물이 액체 상태로 있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미래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과 인류가 화성에 정착지를 건설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것”이라며 “2020년 발사될 NASA의 탐사선 마스2020이 생명체 탐사를 목표로 잡은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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