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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물 사용 실시간 점검…“독거노인 위기 알리미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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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물 사용 실시간 점검…“독거노인 위기 알리미 역할 톡톡”

입력
2018.12.02 18:00
수정
2018.12.03 02:0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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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

한국수자원공사 수도 검침원이 농촌 지역의 한 노인 거주지를 방문해 수도 검침을 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작년 7월부터 검침원의 개인휴대용단말기(PDA)에 ‘사회복지’ 항목을 추가, 검침 과정에서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취약계층을 발견하면 PDA에 입력하도록 했다. 이 같은 정보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복지 담당자에게 전달된다. 수자원공사 제공
한국수자원공사 수도 검침원이 농촌 지역의 한 노인 거주지를 방문해 수도 검침을 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작년 7월부터 검침원의 개인휴대용단말기(PDA)에 ‘사회복지’ 항목을 추가, 검침 과정에서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취약계층을 발견하면 PDA에 입력하도록 했다. 이 같은 정보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복지 담당자에게 전달된다. 수자원공사 제공

“어제 오후 A할머니 댁에 물 사용량이 없었습니다.”

지난 8월 15일 아침 경북 고령군 독거노인관리사 B씨의 휴대폰엔 이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전송됐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지난해 고령군 다산면 독거노인 28가구에 스마트 미터기를 설치, 이들 가구의 수돗물 사용량을 실시간 점검할 수 있는 ‘위기알림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이에 따라 오전 5~9시 혹은 오후 5~11시 물 사용량이 없는 경우 해당 가구를 보살피는 독거노인관리사나 요양사의 휴대폰으로 즉각 알림 메시지가 날라간다. B씨는 메시지를 받고 곧장 A할머니 댁을 방문했다. A할머니는 전날 오후 집 마당에 심은 호박을 따다 미끄러져 발목이 골절돼 움직이질 못하고 계셨다. B씨의 도움으로 A할머니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당시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계속된 점을 감안하면 조금만 늦었어도 자칫 생명까지 위급해질 수 있었던 셈이다. 구인옥 수자원공사 고령권지사 과장은 “스마트 검침을 통해 한 독거노인 가구의 물 사용량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돼 방문을 해보니 싱크대 수도배관 누수인 경우도 있었다”며 “본사의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연계, 무상으로 해당 가구의 주방을 보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일의 물 전문 공기업인 수자원공사는 ‘물로 만드는 더(The) 행복한 대한민국’이란 모토 아래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수자원공사는 수도서비스를 매개로 빈곤과 노령 등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나가는 데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수자원공사의 수도검침 시스템에 사회복지 서비스 기능을 추가한 게 대표적이다. 검침원들은 매달 한번 담당 가구를 방문해 수도 사용량을 개인휴대용단말기(PDA)에 입력한다. 같은 집을 여러 차례 방문하다 보면 가계의 형편을 짐작할 수 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검침원들의 PDA 항목에 ‘사회복지’를 추가, 이들이 검침 과정에서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취약계층을 발견하면 입력하도록 했다. 취약계층 명단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복지 담당자나 수자원공사 사회공헌 담당자에게 전달된다. 실제 9~10월 고령군에서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취약계층 117가구 명단이 고령군청에 전달됐고, 이들에겐 긴급생활비(50만원)와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지원 등의 복지 서비스가 제공됐다.

기존 수도검침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대목도 눈길을 끌고 있다. 65세 이상 독거노인 고독사는 2013년 464건에서 지난해엔 738건으로 늘었다. 이들 독거노인들은 정부나 지자체가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농촌지역에 살고 있고, 취약계층 지원서비스에 대한 인지도도 낮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독거노인의 물 사용량을 24시간 모니터링 하는 스마트검침 시스템을 개발해 복지 사각지대를 찾아내는 데 활용하고 있다. 전기나 가스와 달리 사용량의 변동 폭이 커 위기상황을 즉각 인지할 수 있는 수도의 특성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난해 경북 고령군(28가구)에 시범 도입된 후 올해는 전남 장흥군과 경북 봉화군까지 서비스 범위가 확대됐다. 앞으론 수자원공사가 수탁 운영하고 있는 지방상수도 사업장(23곳) 전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수자원공사의 모든 사회공헌 활동의 중심에는 임직원 자원봉사단체 ‘물 사랑 나눔단’이 있다. 수자원공사 전체 임직원의 90% 이상인 4,200여명이 나눔단 산하 118개 동아리에 참여해 사회봉사와 불우이웃돕기, 재해구호 지원 활동 등을 하고 있다. 재원은 임직원들이 매달 1,000~2만원씩 자발적으로 낸 기금(임직원 참여기금)과 회사가 임직원의 모금액에 상응하는 예산을 보태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조달되고 있다. 2013년부터 공기업 최초로 전 임직원이 급여에서 매월 1%를 자동으로 기부하는 ‘임직원 급여 1% 나눔운동’도 시작돼, 봉사활동을 위한 재원 마련에 더욱 탄력이 붙었다.

이 같은 재원을 토대로 나눔단은 2013년 10월부터 취약계층의 노후 주택과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물 사용 시설을 고쳐주는 ‘행복가득 수(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생활공간과 물 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여 이른바 ‘물 복지’를 실현하는 게 목표다. 조리대, 수도관 등 시설 개ㆍ보수뿐 아니라 내ㆍ외부 환경 개선을 위한 도배나 외벽 페인트 작업 등도 함께 하고 있다. 지난 5년 간 전국 393곳에 대한 수도관, 씽크대 등 노후 수도시설 개ㆍ보수 작업을 완료, 총 1만여 명이 혜택을 누렸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올해는 전국 63곳을 대상으로 노후 수도시설 개ㆍ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공헌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수자원공사는 기후나 기술 부족 등의 문제로 식수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 국가를 대상으로 해결사도 자처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올해까지 미얀마, 몽골, 라오스, 타지키스탄, 동티모르, 캄보디아 등 식수 부족이 심각한 9개국에 총 32회에 걸쳐 자원봉사단을 파견하고 식수공급시설을 지원하는 ‘물 복지’ 사업을 진행했다. 11월에는 베트남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1인당 연간 총생산 217달러)인 탄호아성 꽌선현 선루마을(수도 하노이 남서쪽)에 임직원과 대학생 서포터스, 고려대 안산병원 의료진 등 34명을 보내 식수개발, 빈곤가정 지원 등의 봉사활동을 폈다. 봉사단은 선루마을에 지하수 저장이 가능한 물탱크와 가압펌프, 소독설비 등을 설치하고, 마을 중심부를 관통하는 관로 1㎞를 매설해 마을 곳곳에 물을 보낼 수 있는 급수기반도 구축했다.

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물로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공기업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앞으로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한국수자원공사 로고. 수자원공사 제공
한국수자원공사 로고. 수자원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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