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인천시 의료관광 마케팅
사드 여파로 외국인 환자 감소
인천만 유일하게 12% 증가
지난달 29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오크우드 호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의사, 여행업체 관계자, 언론인 등 12명이 인천성모병원과 메디플렉스세종병원, 인하국제의료센터 등이 준비한 병원 소개 프레젠테이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들은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 공식 초청을 받아 이틀 전 입국한 인천의료관광 팸 투어(사전답사) 참가자들이다. 참가자들은 인천에 3박 4일간 머물면서 시내 9개 병원을 돌아보고 병원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미팅도 가졌다.
소기호 인천시 국제의료팀장은 “중국이 건강검진과 성형에 관심이 있는 것과 달리 러시아와 CIS(독립국가연합) 국가들은 심장ㆍ뇌 혈관이나 암 등 중증질환, 관절, 안과 치료에 관심이 많다”라며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팸 투어가 진행됐는데, 향후 외국인 환자 유치로 연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일 인천시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수는 2009년 이후 8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국내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중국인 환자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환자 수는 2016년 36만4,189명에서 지난해 32만1,574명으로 11.7% 줄었는데, 중국인 환자 수는 같은 기간 12만7,648명에서 9만9,837명으로 21.8% 감소했다.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ㆍ도 중 14곳이 외국인 환자가 줄었다. 강원과 전남은 절반 넘게 감소했다. 외국인 환자 수 1위와 2위인 서울과 경기도 각각 6.6%와 27.5%가 줄었다. 반면 외국인 환자 수 3위와 4위인 대구와 인천은 증가했고, 이중 두 자리 수 증가율은 인천(12.2%)이 유일했다.
인천시는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 환자 유치를 전담하는 국제의료팀을 신설하는 등 외국인 환자 수 전국 3위를 목표로 의료관광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 환자를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들어주는 서비스)와 사후 관리 안심 서비스(POMㆍPeace-Of-Mind)는 호평도 받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컨시어지 서비스는 외국인 환자가 입국할 때 공항에서의 손님 맞이부터 귀국할 때 병원에서 공항까지 이송해주는 서비스까지 포함됐다. 통역 코디네이터 동승, 환전과 휴대폰 로밍 안내 등 서비스도 제공한다.
POM 서비스는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90일 동안 1대 1로 후속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인데, 치료 받은 부위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전문의사 심의를 거쳐 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재치료를 위한 방문 때는 항공료, 숙박비, 체류비 등을 모두 지원한다.
해외 현지에서 의료 관광객 상담과 유치, 현지 의료관광 에이전시와의 네트워크 구축 등 마케팅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인천의료관광 상담센터’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올 7월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1호점이 문을 연데 이어 9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지난달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2, 3호점이 각각 개소했다.
이 밖에도 다문화 여성을 의료관광 통역사로 양성하거나 자매ㆍ우호도시 관계인 17개국 37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의료관광 홍보활동 등도 추진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천을 찾은 외국인 환자 수는 올해 1만6,000명을 넘고 2020년 1만8,000명, 2021년 2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며 “중국, 러시아ㆍ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를 3대 전략 시장으로, 중동과 미주를 잠재시장으로 정해 국가별 타킷 마케팅을 강화해 인천이 글로벌 의료관광 허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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