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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품 떠나 정치 논쟁이 된 지구 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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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품 떠나 정치 논쟁이 된 지구 온난화

입력
2018.11.29 17:40
수정
2018.11.29 21:2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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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후변화 안 믿는다” 이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내년 11월 기후변화총회 유치 철회

지지 정당 따라 온난화 관점 달라

“과학적 논쟁에도 양극화 개입”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나서며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과학계의 정설로 알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를 둘러싼 정치 논쟁이 한창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선봉에 섰다. 이들이 거부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히며 논란을 부채질하자 통념을 뒤집으려는 반대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로 캘리포니아주 산불 피해가 커졌다”는 미 정부의 국가기후평가 보고서에 대해 ”믿지 않는다“고 일축했다가 여론의 포화를 맞았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아예 내년 11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유치 계획을 철회했다.

언뜻 ‘정치 이단아’의 괴팍한 돌발행동으로 보이지만 나름 믿는 구석이 있다. 갤럽이 3월 미국인 1,041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66%만이 ‘과학계에서 지구 온난화 현상은 이미 합의된 내용’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3명 가운데 1명은 기후 변화를 온전히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책임이 인간에게 있다는 응답도 64%에 그쳤다.

◇이미 합의된 내용 vs 아니다... 해석에 따라 의견 갈려

심지어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야 할 과학계조차 해석이 갈린다. 주로 과학계는 인간이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유발해 기온이 상승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의론자들은 지구가 차갑고 따뜻해지길 반복하는 과정에서의 자연적 변화라고 맞선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2013년 보고서를 놓고도 반대 측은 지난 15년 동안 온도 상승이 둔화됐다고 주장하지만, 주류 과학계는 ’인간의 행동이 아주 높은 확률로 1950년 이후 지표면 온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며 어림없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양극화, 나이 어릴수록 지구온난화 믿을 확률 높아

더 큰 문제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지구 온난화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는 점이다. 기후 변화가 과학이 아닌 정치 이슈로 다뤄지는 이유다. 앞서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의 89%가 ‘지구 온난화가 인간의 탓’이라고 응답한 데 비해 공화당 지지자들은 35%만이 동의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조사에서 민주당원의 87%, 공화당원의 40%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인정한 것과 비교해 이념의 차이가 더 뚜렷해졌다. 민주당은 환경보호, 공화당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며 지향하는 가치의 결이 서로 다른 탓이다. 미국 예일대 기후변화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의 앤서니 라이스로위츠 선임연구원은 “기후 변화 같은 과학적 논쟁에도 정치적 양극화 논리가 개입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상기후 현상이 갈수록 늘면서 젊은층의 인식은 점차 바뀌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밀레니얼 세대(1981~96년 출생자)’의 36%는 민주당원과 마찬가지로 지구 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환경보호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아버지 세대의 응답률 18%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저작권 한국일보]기후변화 인식조사_신동준 기자/2018-11-29(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기후변화 인식조사_신동준 기자/2018-11-29(한국일보)

이처럼 지구 온난화는 과학적ㆍ정치적으로 치열하게 맞붙는 이슈다. 이에 전문가들은 회의론이나 정쟁을 핑계 삼아 사태를 방관하기 보다는 가능한 최선의 행동으로 미래를 대비하자고 당부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류가 직면할 위험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옳은 선택은 지구를 현재 그대로의 모습으로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28일 폴란드의 한 공장. AP 연합뉴스
28일 폴란드의 한 공장. AP 연합뉴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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