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8일(현지시간) 내년에 신규 착공하는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배터리공장의 투자 규모를 사업 상황에 따라 최대 50억 달러(약 5조6,000억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SK하이닉스 지사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서 인사말을 통해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건설할 예정으로 16억달러(약 1조8,000억원)를 투자해 1,400명을 채용할 계획"이라면서 “해당 사업이 잘될 경우에는 추후 최대 50억 달러를 투자하고 6,000명 채용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조지아주 잭슨카운티 커머스시에 연간 9.8GWh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 공장은 내년 초 착공해 2022년 양산을 시작한다.
최 회장은 "오늘 SK의 밤 행사는 미국 시장과 국민, 미국 사회에 대해 우리가 진지하게 헌신하는 데있어 진정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SK의 세계와 미국 시장에 대한 약속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는 돈만을 좇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수익만이 아니다”며 “파이낸셜 가치 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행사 후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기차 기술이 개발된 지 10년이 됐다. 우리도 이제 세게 나갈 때가 됐다”며 전기차 분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세상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바뀌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막 늘어나기 시작한다. 우리도 자동차 기름을 팔다가 이제 배터리를 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투자를 위해 구조조정에 나선 제너럴모터스(GM)를 거론하면서 “GM도 이제 내연기관 공장은 닫겠다고 한다. 우리는 자동차 회사들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장 투자 배경과 관련해 “세상의 지정학이 이만큼 비즈니스에 충격을 준 적이 없었다”며 “이제 지정학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SK의 밤 행사는 SK하이닉스 워싱턴 지사 개소식을 겸해 열렸으며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 등 한국과 미국의 정ㆍ관계와 재계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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